2019년 7월 23일 화요일 8am - 3pm 근무
첫 전화부터 황당한 통화였다.
A 약국에서 온 전화, 아무리 환자의 파일을 훑어봐도 찾는 약은 없는데 찾아보라고 난리다.
너네 B 체인 약국의 다른 지점에도 없냐고 신경질까지 낸다.
그제서야 알아챘다. 우리는 C 체인 약국인데 B 인줄 알고 전화했으니 있을 리가 만무하다.
그나마 미안하다 해줘서 정말 고맙다. 진심이다.
서로 너털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참, 말이라는 것은 한사람 한사람 거쳐가면서 어찌나 신기하게 바뀌는지.
없는 용량의 약 처방전을 가지고 와서, 미안하지만 우리 이거 fill 못한다. 다시 가서 이러이러한 걸로 바꿔달라고 해라, 이 약의 경우는 우리가 전화로도 못하는 거다라고 설명하며 환자를 되돌려 보냈다.
약 15분 뒤에 격앙된 목소리의 전화가 왔다.
왜 처방전을 refuse to fill 했냐고. 난 거부 안했는데?
어떻게 can not 이 refuse 까지 변했을까...
차분하게, 올바른 용량을 가르쳐 줬다. 그냥 알았다며 끊는다. 고맙다고 하면 어디나 덧나나?
처방전을 컴퓨터에 입력시키는 시각, 약병과 라벨을 스캔하는 시각, 약물 상호작용을 리뷰하는 시각, 최종 점검을 하는 시각과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아이디가 매 처방전 하나하나마다 시분초 단위로 기록이 된다.
만약 이것이 블록체인으로 전환되면 어떻게 될까?
문제는 속도이다.
지금도 가끔 컴퓨터가 느려지면 짜증나는데, 현재의 블록체인 속도는 맘에 안든다.
5월 중순에 90일 분량의 약을 가져가 놓고 벌써 다시 약을 달라고 한다.
5월, 6월, 7월이니 7월에 약을 줘야된다고. 5~6월, 6~7월, 7~8월이라고 기간을 설명해주는데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소비한다. 결국은 잘 찾아보시라고 하고 잘 마무리하고 끊었더니 잠시후 와이프가 미안하다고 전화한다. 약병을 찾았다고, 할아버지가 약간의 치매가 있으시다고...
하도 겪어서 그러려니 한다.
은퇴자의 천국답게 노인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다음 주 토요일에 오버타임으로 다른 스토어에서 일할래? 하는 스케줄러의 텍스트를 받았다.
일하기 귀찮기도 하고, 사실 별 다른 일도 없으니 오버타임 벌고 싶기도 하고
갈등하다 일부러 늦게 답을 했다. 필요하면 하겠다고.
벌써 구했다 한다. 은근히 다행이다 싶다...
많이 일할수록 gross 는 늘어나지만 tax 도 같이 늘어나 net 은 똑같아지는 신기함...
오늘부터 근무하고 집에 돌아오자마다 이렇게 근무 일지 형태로 글을 남기기로 했다.
작심 삼일이 될 수도 있으나 3일마다 새롭게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