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히 말해 내 자신에게 자신이 없다.
못 하는 건 너무 많고 아는 건 너무 없고 외모도 맘에 안 드는 게 많다. 특히 내가 자신없는 건 내 내면에 대해서다.
순수한 사람이 너무 부럽다.
마음에 나쁜 생각이라곤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그러한 순수한 웃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나는 너무나 작아진다.
그러한 사람이 미치도록 부럽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나는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내 내면엔 너무나 많은 내가 있다.
가끔씩 꿈틀꿈틀 내 안에서 기어나오는 나의 어두운 또 다른 나.. 가끔은 나도 이해할 수 없는 잔인한 생각들 같은 것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곤 한다.
하지만 이제는 이 생각 자체가 내 자신 전부를 말해주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 그저 그러한 내가 원하지 않는 생각들이 그저 나를 통해 지나가도록, 이제는 그들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 한다. 나는 그들의 주인이 되려 한다.
유명인 중에 사기꾼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이 꽤 많다고 들었다. 사실은 자기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데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왠지 사기꾼 같은 그러한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나는 유명인도 아니고 뭣도 아니지만 주위 사람들이 나에 대해 너무나 버겁도록 나를 좋은 사람으로 평가할 때 그러한 감정을 느끼곤 한다. 그러한 좋은 사람같은 나의 면은 아마도 그저 나의 한면일 뿐일 것이다.
내가 사람들에게 친절한 것은 이것이 나를 살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에 대한 친절, 사랑이 나를 더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나는 이제는 안다. 나에게 너무 간절하지 않았다면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밝은 웃음이 멋지던 샤이니 종현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는 많이 힘들었다고, 고생했다고 말해달라고, 자신을 이제 보내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토록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던 그가 왜 이러한 안타까운 선택을 했을까..
아마 그는 자신이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그건 그저 꾸며낸 자신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인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신에 대한 자괴감은 더 심해지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자괴감이라는 것.
자기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지 못 하는 상태.
자신을 못났다고 생각하며 계속 자신을 괴롭히는
끔찍한 감정..
그런데 나는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한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자괴감도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 자괴감조차 순작용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참 눈물 날 것 같은 감동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사실 너무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이 모든 상황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성격은 불 같지만 알고 보면 순두부 같이 마음 여린,
방황하는 나를 그저 묵묵히 지켜봐주던 나의 그 사람.
받은 것은 너무 많은데 준 것은 하나도 없는 나.
매일 그를 보지만 그에게 받은 사랑을 생각하면 울컥하고 무언가 목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나에게 너무나 과분한 사람.
그러한 사람이 바로 내 남편이다.
나는 그 사람이 늙어가는 모습을 바라봐주는 사람이 나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을 혹은 나의 마지막을 지켜봐줄 사람이 그라는 것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몇 안 되지만 내 곁에 남아있는 내 소중한 친구들.
그녀들이 나에게 안부 문자라도 다정히 보내면 나는 얼마나 반가운지. 얼마나 기쁜지.
못난 딸을 세상 최고로 아는 우리 엄마.
또 잘난 것도 없는 동생을 나보다 니가 낫다며 계속 그렇게만 살아주라고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나의 언니.
사랑하는 그와 똑닮은 나의 두 아이.
그들의 환한 웃음은 나를 살게 한다.
나는 너무나 부족한 엄마인데
내 자식은 정말 세상 최고인 것만 같다.
(이래서 팔불출이란 말이 생겼나보다..)
그리고 나는 그저 내 상처 받았던,
그 오랜 세월 담아왔던 마음을 내보였을 뿐인데..
나에게 많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준
얼굴 모르는 많은 분들..
이들 덕분에 나도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 감사할 사람이 너무 많다.
감동할 일이 너무 많다.
이 모든 나의 감사와 감동의 원인은
아마도 나에 대한 내 자괴감이 아닐까..
나는 못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받는 것에 대한 감사함..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진한 감동..
그래서 나는 이제 나를 붙잡고 놔주지 않았던 이 나의 자괴감이란 친구도 이제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려 한다.
너가 있기에 나는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너가 있기에 나는 감동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세상을 살면서 점점 더 크게 느끼는 것은
‘세상에 쓸모 없는 것은 없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