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을 용기

megaspore(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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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혈질인 그 엄마에 그 아들.
그들의 전투가 또 시작되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더니 가족 많은 가정에 폭풍 그칠 날 없다.

예전에는 주로 나랑 시어머니가 허리케인을, 그 허리케인이 잠잠해졌다 싶으니 아들과 아빠가, 역시나 가장 큰 폭풍은 똑같이 닮았지만 서로 안 닮았다고 주장하는 그 엄마에 그 아들의 폭풍이다.

고부 간의 폭풍은 보통 집안일을 도화선으로, 모자 간의 폭풍은 보통 아이를 잘 봤니 못 봤니 육아 방식을 도화선으로 일어난다.

고부 간이든, 모자 간이든 이 갈등은 세대 간의 갈등이라는 큰 나무에 잔가지를 뻗고 있는데 세대 간의 갈등이 해결 방법이 쉽게 보이지 않는 것은 이미 시작부터 불평등한 계급의 사람들이 벌이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아랫사람은 어른에게 공경해야 하고 말대꾸를 하지 말아야 하며(어른의 경험이 훨씬 많으니 인생의 지혜가 더 많다는 논리로) 어른 중에서도 부모는 이 아랫사람(자식)에게 애초부터 투자한 것이 많으니 기대심리가 엄청나다. (효도까지는 안 바래도 최소한 나를 실망시키지는 않아야 한다는 심리.그리고 기대가 크기에 작은 것에도 금방 실망한다)

세대간의 갈등 중에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부모 자식간의 갈등은 이런 연유로 심화되어만 가는데..

어느 책에서 봤는데 고부간의 갈등의 해법은 기득권인 고(?)측에서 지니고 있다고 했다. 애초부터 많은 권리를 지닌 어른 측에서 아량을 베풀어 부(?)측을 배려해야 그 갈등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 뿐만 아니라 모든(?) 갈등의 핵심에는 ‘제발 내 말 좀 들어줘’ 라는 심리가 깊게 내재되어 있다.

‘제발 내 의견도 좀 반영해 줘, 나도 좀 봐 줘..’ 라는 심리를 토대로 누구의 똥이 더 굵은지 그 길고 긴 지루한 투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부모자식 간의 관계는 이미 한쪽이 한쪽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기에 추가 한쪽으로 기울어 균형을 잃은 상태다. 그 상태에서는 한쪽이 가벼운 것을 살짝만 얹어 놓아도 완전 기울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왜 자신은 그저 가벼운 것을 얹어 놓았을 뿐인데 그렇게 쓰러지느냐’ 라고 억울해 하지만 사실은 출발점부터가 달랐던 것이다..)

구글에서 좋은 팀을 이루는 비결이 무엇인가 여러 시도를 통해 알아 냈는데 바로 그것은

‘동등한 발언권’ 과 ‘경청’ 이었다.

<좋은 팀의 비결>편 참고.
https://steemit.com/kr/@megaspore/mxtvy

부모 자식이든 부부 사이든 동료든 모든 인간관계는 규모가 다르다 뿐이지 다들 개인에서 하나의 팀을 이루면서 얼마나 좋은 팀워크를 만들어내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팀워크를 이룬 인간관계는 개인으로서는 할 수 없었을 더 크고 많은 것을 더욱 손쉽게, 더욱 즐겁게 이루어낼 수 있다. 인류가 좋은 팀워크를 이루어내지 못 했다면 현재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원숭이었을 것이다.

부부간의 이혼 사유 중 의외로(의외가 아닐수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고부간의 갈등이라고 한다.

한때 사랑했던 부부가 다시 영원히 떨어져 살 것을 결심하는 데에는 부부 둘만의 문제가 아닌 제3자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보다 더 큰 의미를 던져준다.

(우리는 절대 제3자가 나의 인생, 나의 행복을 방해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가족이라고 제3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우리는 종종 나는 그의 가족이기 때문에 제3자가 아니라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가정 문제 말고도 우리가 인생에 회의를 느끼는 경우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생활에서 생기는데, 직장 생활에서 회의를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인생문제가 그렇듯이 역시나 일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어려움이다.

그 중에서도 상하관계, 즉 상사가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에 모욕감을 느껴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 역시 고부간의 갈등과 마찬가지로 출발점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나보다 더 높은 지위를 가졌고, 나보다 더 많은 돈을 받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는 이 회사에 몸 바쳐 자신이 받은 돈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애초부터 우리와 그들의 생각은 출발점이 다르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토록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괴롭힘은 항상 그 명분이 있다. 부모님의 잔소리에는 다 명분이 있는 것처럼)

좋은 팀의 필수 조건인 ‘<동등한>발언권’ 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기울어진 추를 기득권을 가진 자가 무거웠던 자신의 것을 하나씩 덜어내어 상대편과 균형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요컨대, 많이 가진 자가 더 많이 내려놓고 아직 가지지 못 한자와 균형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동등한>발언권’ 을 얻지 못해 그 팀은 결국 파멸에 이르고 만다. 파멸에 이른 팀은 강자든 약자든 그 둘 모두에게 치명상을 가져온다.

기득권을 가진 측에서는 가까운 곳만 볼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자신의 이익(행복)을 위해 자신의 것이라고 굳게 믿어왔던 그 내려놓기 싫은 그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균형을 맞춰 좋은 팀을 이루기 위해서.

그렇다면 ‘경청’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마찬가지로 첫걸음은 자신을 비우는 데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미리 너무 많은 것들이 꽉 차있으면 더 이상 다른 것들이 들어올 공간이 없다.

나의 많은 것을 이미 비워냈기에 다른 것들이 그제서야 들어올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나를 비워냈기에 비로소 ‘경청’ 할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하버드대의 장장 70년간에 걸친 행복 연구의 결과는 바로 돈도 명예도 건강도 아닌 ‘좋은 인간 관계’ 였다.

좋은 인간 관계를 위해, 좋은 팀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동등한 발언권을 이루어내기 위해 자신이 그토록 내려놓기 두려워했던 그것을 내려놓는 용기를 내고, 나를 더욱 더 비워내어 타인의 의견을 ‘경청’ 할 마음의 여유를 만들자.

이건 그 누구도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해서이다.

조금 더 멀리 봤으면 좋겠다.

‘<더 큰> 나의 행복’ 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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