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성적인 성격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성격의 변화를 꾸준히 꾀해왔고 나름 성공적으로 성격의 변화를 이루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은 여행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영원히 여행지에서 살 수는 없고 집으로 돌아와야 하듯이 나도 항상 내 집으로, 내 성격으로 돌아오곤 했다.
"저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에요."
라고 말하면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예전에는 살아남기 위해, 사회생활에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내 성격을 철저히 숨기고 백미터 달리기 할때 내가 힘이 있듯 없든 미친년처럼 머리 휘날리며 전력질주하고 나서 입에선 쓴 내가 나 토할 것 같고 쓰러질 것 같아 털썩 주저앉아 버리듯 그렇게 인간관계를 해본 적도 있었더랬다.
그토록 나의 내성적인 면을 철저히 숨겨왔던 것은 그때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보아 그래봤자 나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렸다.
별의별 찌질하고 나의 내면의 숨겨져있던 분노, 추악함, 이기심까지 어쩔 수 없이 보이게 된 나의 남편과 결혼 후 몇 년이 지났을 무렵,
남편과 택시를 탔는데,
남편이 나에게 어떠한 얘기를 했다.
(어떤 화제였는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아주 평범한 일상의 얘기였을 것이다)
대부분의 말주변 없는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어떠한 얘기를 들으면 그것에 적절한 리액션을 찾지 못 하고 또 왜 그리 쉴새없이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래서 남편이 나에게 무슨 얘기를 해도 나는 보통 그저 진지하게 들어주거나 웃기만 하거나 그 내용에 걸맞는 질문을 하여 대화를 이어 나간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택시에서 나에게 얘기를 하는 남편의 말에 나는 그저
웃음으로 잘 듣고 있다는 화답을 하고 있었는데,
택시기사분 왈:
"근데 왜 여자분은 계속 웃고만 있어요??"
(진심으로 궁금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그 택시기사에게 바로 보란듯이 답하는 남편의 의외의 대답이 나는 참 인상적이었다.
남편 왈:
"제가 그래서 이 사람 좋아하는 거에요."
..............(??)
의외의 저 대답...
좀 감동이었고 참 인상적이어서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지만 어느 날이었는지 무슨 화제였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 나지만 그의 그 대답만큼은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다.
누구의 관점이 맞다고 할 수도 없고
딱히 어떤 성격이 좋다고 정의할 수 없지만
"나는 그래서 저 사람이 좋다"
라고 당당히 말하는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임에 분명하다.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세상의 조금 더 많은 사람을
"나는 그래서 그가 좋아"
라는 관점으로 내가 바라볼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