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영화, <알제리 전투>

letitbe(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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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자면 원래 흑백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보기가 힘들기도 하고 지금과는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서 쉽게 적응이 안 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달랐다. 한참 전에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렇게 느낀 이유 중 하나가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영화의 배경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옛날에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배경이 지금과 확실히 다르다. 그런데 이 영화 속 배경은 지금 우리나라의 평범한 주택단지를 보는 것 같았다. 영화는 흑백이지만 실제 저 시대는 컬러였을 텐데 그게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해서 놀라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야기 전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처음에 알리가 벽 뒤에 숨어있는 모습에서 회상으로 넘어간 후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장면을 보며 감탄했다. 옛날 영화에도 이런 기법을 사용 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평소에 이렇게 시간이 자연스럽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막상 글을 쓰면서 적용하려 하면 생각처럼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힘들었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식으로 전개해야 할 지 감을 잡아서 실제로 글을 쓸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과거 <더 피아니스트>라는 식민지를 다룬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 독일인에게 지배를 당하는 유태인이었는데 그 영화를 떠올리면서 식민지 시대 때 피지배 국가들은 다들 비슷했다는 사실을 느꼈다.
개봉한 지 몇 년 된 <암살>이라는 영화에서는 지배를 당하는 사람들보다 지배자보다 맞서 싸우는 독립군들의 모습에 초점이 잡혀 있었다. 그리고 <더 피아니스트>에서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 식민지에 대처하는 모습이 주 내용이었다. 반면 <알제리 전투>는 제목처럼 식민지 시대에 피해자들과 독립군들의 모습을 CCTV 영상을 촬영한 것처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이 작품들 모두 비슷한 상황을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스토리의 영화가 탄생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계속 신경 쓰이고 불편했던 점이 주인공 알리의 도발이었다. 뒤에서 쏘라고 준 총을 대놓고 보란 듯이 쏘질 않나 혼자 과도한 정의감에 불타서 주위 사람들까지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 좋게 느껴졌다. 평소에 영화를 보면서 감정이입을 잘 못 하는데 이렇게 주인공을 답답해하고 이해 못 하는 걸 보며 이 영화에 상당히 몰입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취향에 맞을 것 같지도 않았고 어쩌면 지루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위의 추천을 받고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알제리 전투>는 영화에 대한 묘사가 너무 사실적이라 자칫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고전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 봐야 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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