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나는 잘못된 게 없는 것 같은데 주변에서 자꾸 내가 잘못됐다고 말할 때. 그 사람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생활에 지장이 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저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이와 같은 일이 계속되자 진짜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고 나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일을 겪는다. 그리고 이 현상을 바로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 가스라이팅에 대한 모든 것, 로빈 스턴의 ‘가스등 이펙트’를 보면 알 수 있다.
<가스등>이라는 연극이 있다. 이 연극에서 남편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스등이 자꾸만 희미해지는 것 같다는 아내의 말을 부정한다. 실제로 가스등이 희미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계속되는 남편의 부정에 점점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잃고 미쳐가기 시작한다. 바로 이 연극에서 유래된 단어가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의 사전적 의미는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자신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가스라이팅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일어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례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는 누가 봐도 부하직원을 괴롭히는 데도 자꾸만 아니라 하는 상사, 여자 친구에게 다른 남자의 관심을 즐기고 있는 게 아니냐고 계속 추궁하는 남자친구 등 정말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가스라이팅에는 일반적인 3단계가 있는데 1단계가 불신, 2단계가 방어, 3단계가 수용이다. 1단계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말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이 단계를 무사히 수행하면 건강한 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 2단계로 넘어가면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2단계에서 피해자는 자신이 잘못된 게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가해자와 싸움을 벌인다. 이 때 피해자가 이겼을 경우, 가해자는 ‘그래, 이겨서 좋겠네’라는 식으로 나오며 피해자가 승리했음에도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3단계까지 다다르면, 정말 심각한 상태가 된다. 피해자는 더 이상 가해자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가해자가 하는 말에 자신을 맞추기 시작한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가해자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이렇게 사례와 설명을 보면,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도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였구나.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고통스러운 지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책에서는 가스라이팅을 유형별, 단계별로 나눈 후 그것에 대한 극복 방안을 상세하게 제시해준다. 그러면 그것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수행하면 된다.
우연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처음 ‘가스라이팅’에 대해 알게 되었다. 게시글을 쓴 사람은 남편이 자꾸만 자신의 말을 부정한다 했고, 댓글을 단 사람들 중 한 사람이 혹시 가스라이팅이 아니냐 묻는 걸 보고 처음 그 단어를 접했다. 그 후 흥미가 생겨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가스등 이펙트>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읽어보았다. 가스라이팅은 매우 미세하게 일어나서 피해자는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따라서 누구든 상관없이 이 책을 읽고 나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가스등 이펙트>는 권장도서가 아닌 필독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