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산주로는 산장에서 우연히 젊은 사무라이들이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젊은 사무라이들에게 소용없는 짓 하지 말라고 하지만 젊은 사무라이들은 그를 쉽게 신뢰하지 못한다. 그 때, 젊은 사무라이들을 도와주기로 했던 치안국장이 무사들을 데리고 나타나고 산주로는 무사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마침내 젊은 사무라이들에게 신뢰를 얻어 그들과 합류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어느 칼잡이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다. 사람을 밥 먹듯 죽이던 피도 눈물도 없는 산주로는 시종장관의 아내에게 ‘칼로 사람을 죽이고 나면 그 칼은 다시 칼집에 들어간다. 그러면 좋은 칼이 아닌 것이다. 살인에 이용되는 칼은 좋은 칼이 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해왔던 일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된다. 거사를 치루는 준비를 하는 내내 이 생각은 산주로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산주로는 무로토와 마지막 대결을 하고나서 마침내 ’좋은 칼은 칼집에 머무른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된다.
산주로의 생각을 바꾸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일까. 시종장관의 아내가 했던 말? 아니면 젊은 사무라이들의 만남 이후로? 정답은 정해져 있지만 아마 이 두 가지 모두 해당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정확한 대답은 바로 ‘산주로는 그 전부터 이것에 대해 생각했었다’이다. 무사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하루에도 몇 번씩 칼로 사람을 죽이면서 산주로는 이따금씩 회의감에 빠졌다. 그는 그럴 때마다 자신을 합리화하며 애써 외면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여자가 잊고 지냈던 그 사실을 콕 집어 지적했다. 그 때부터 그의 마음속에 좋은 칼은 칼집에 머문다는 사실이 깊숙이 자리 잡았고 그것만으로도 그는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되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반가움’ 혹은 ‘신기함’이었다. 이 영화에 주가 되는 구조인 ‘무리가 거사를 준비함-거사를 치룸-성공 또는 실패함’은 현재 상영되는 영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이것이 신기함을 느꼈던 이유이다. 반가움을 느꼈던 이유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구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는 무리에 있는 인물이 워낙 많은 탓에 그런 점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여러 인물이 거사를 준비하는 내용의 영화는 대부분 인물 개개인의 개성이 잘 나타난다. 이것을 느낄 수 없었던 점이 아쉽긴 했지만 이 영화에서도 나름 인물 전체는 아니더라도 몇몇 인물들의 특성을 잘 드러내려 노력한 점이 보여 영화를 보는 데 크게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