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하나를 이루면 둘을 얻고 싶어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아주 검고 독기 가득한 꿈을 품고 산다. 성공하려는 욕망은 멈출 줄 모르고 점점 커지다가, 결국 사람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여기, 아주 지저분하고 검게 물든 욕망을 갖고 사는 이들이 있다. 영화 <내부자들>이다.
등장인물의 구성은 흥미롭다. 신문에 사설을 쓰는 기자 이강희, 그와 의형제를 맺은 조폭 출신 안상구, 그리고 아무런 족보 없이 오직 끈기 하나로 검사가 된 우장훈이 이 영화의 주요인물이다. 안상구는 이강희와 그의 뒤를 봐주는 국회의원 장필우와 관련된 비자금 파일을 얻게 된다. 그는 자신의 출세 욕심을 이루기 위해 비자금 파일을 두고 거래를 하려 하지만,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손목과 동시에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한편 우장훈은 비자금 파일을 통해 수사 중이었으나 중간에 가로챈 안상구에 의해 실패하고 좌천되고 만다. 세월이 흐르고, 안상구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구걸 아닌 구걸을 하며 연명한다. 그러던 중 그에게 우장훈이 찾아오고, 두 사람은 서로의 목적을 위해 손을 잡는다.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움직인다. 주요인물 뿐 아니라 조연들도 모두 그렇다. 생존과 출세를 위해서라면 배신도 서슴지 않는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정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세상이다.
사실 이렇게 비리를 다룬 영화를 보면 대부분 정의를 위하는 선인이 욕심으로 가득 찬 악인들과 홀로 고군분투하는 서사가 많다. 그러나 이 영화는 조금 달랐다. 이 영화 속에는 선인이라고 할 만한 인물이 없다. ‘오, 저 사람은 좀 착한가?’ 하면 비리를 저지르거나 배신을 하고 때로는 아무렇지 않게 폭력을 저지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마냥 즐길 수 없는 이유는, 이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욕망이 있고, 삶이 있기에 그것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많은 권선징악, 훈훈한 감동스토리를 다룬 영화들이 사람들을 환상에 빠지게 해주었지만, <내부자들>은 그 꿈을 무참히 깨버렸다. 영화 속 인물들은 이기적이다. 그러나 관객들은 그들을 마냥 욕할 수 없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라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저 상황이 된다면? 이라는 가정이 붙었을 때, 당당하게 정의를 지키겠다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는 이러한 사실을 날카롭게 꼬집었고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사람들에게는 영화를 보는 다양한 목적이 있다. 기분전환을 위한 그저 오락용으로일 수도 있고, 무언가 교훈을 얻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때 얻길 원하는 교훈은 대부분 착한 것들이었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자,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자 같은 달콤한 것들. 그리고 이것들은 대부분 이해하면 끝나는 것들이다. 영화를 보고 오면 이후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 하지만 <내부자들>은 다르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계속 머릿속에 복잡한 생각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관객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영화가 계속 나와야한다. 교과서를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책이나 영화를 보는 것도 또 다른 교육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