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은 이들의 판타지, <노력금지>]

letitbe(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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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에 가면 성공한 이들의 에세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는 제목만 봐도 숨이 턱 막히는 책들이 많다. ‘20대, 늦기 전에 공부해라’부터 시작해서 ‘30대, 아직 늦지 않았으니 공부해라’ 등 계속 심화되다가 결국에는 ‘공부하다 죽어라’까지 가게 된다. 이렇게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들 사이에서 홀로 당당하게 ‘NO!’를 외치는 책이 있다. 바로 놀공발전소 직원들이 만든 <노력금지>이다.

놀공, 그것은 ‘놀면서 공부하자’의 줄임말이다. 그렇다면 대체 이 놀공발전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 놀공발전소는 게임 회사다. 그런데 이곳에는 여느 회사와는 다른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첫 번째는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서로의 직급으로 호칭을 대신한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방법이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몇몇 회사에서는 이름을 넣어 OO씨-라고 이름을 부르거나 따로 영어 이름을 짓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에는 놀공발전소도 동의했다. 그러나 방법을 조금 달리했다. 놀공발전소가 선택한 방법은 이름 끝에 ‘-공’을 붙이는 것이었다. 이름 뒤에 공을 붙임으로써 상대를 존중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물론, 중세시대 귀족 같은 느낌을 주어 듣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까지 낼 수 있었다.

놀공발전소에는 다양한 공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피터공, 애련공, 지인공이 이 책의 주요인물들이다. 피터공은 놀공발전소를 창립한 인물로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으며 직원들을 즐겁게 해준다. 애련공은 회사의 ‘부사장’ 같은 존재로 주요 작업 검토 뿐 아니라 회사를 찾아오는 손님과 직원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다. 지인공은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매번 불꽃 튀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놀공발전소에서는 게임이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원했다. 고민 끝에 그들은 유저들이 가상이 아닌 실제 현실에서 게임을 체험할 수 있게 하기로 결심한다. 그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조지 오웰의 <1984>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었다. 교보문고를 빌리고 영업이 끝난 시간에 세트를 직접 설치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사람들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직접 게임을 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어른 아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게임을 즐겼다. 그 후 놀공발전소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 등 친숙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게임을 만듦으로써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놀공발전소에는 재밌는 문화가 있다. 바로 한 달에 한 번씩 ‘흑역사의 밤’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 날은 직원들 뿐 아니라 자신의 흑역사를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잊고 싶은 흑역사를 얘기하면서 털어버린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흑역사를 가진 사람을 뽑아 상품을 준다. 애련공의 요리와 인디밴드의 연주를 즐기다 보면 사람들은 어느새 부끄러운 기억은 잊어버리고 온전히 파티에 녹아들게 된다.

놀공발전소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성균관대 학생들의 생각에서 처음 시작 되었다. 그렇게 같은 꿈을 꾸는 학생들이 모여서 마침내 그들의 판타지를 현실로 이뤄냈다. 최근 취업난에 시달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에 대해 잊고 살고 있다. 꿈을 이루려면 먹고 사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신념이 어느새 사회에 굳게 자리 잡혀 버렸다. 그러나 꿈을 이룬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 작은 움직임부터 하나씩 시작하다보면 어느새 내가 꿈꿔왔던 일에 한 발짝 더 다가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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