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퇴근하면서 기분이 몹시 안 좋았습니다. 40분동안 버스를 기다리면서 너무 고통스러웠었거든요. 분명히 저번에도 기다리는 게 너무 고통스럽고 짜증나서 다시는 버스 안탄다고 다짐했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40분동안 찬 바람에 달달 떠는 내가 너무 멍청하고, 심지어 다음번에도 잊어버리고 버스 정류장으로 와서 기다릴 나를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나더군요. 거기에 몸살기운까지 더해져서 기침은 콜록콜록. 정말 기분 최악...
게다가 75번 버스를 타고 판교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면 됐는데 그것도 모르고 75번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지도를 찾아본 제게 온 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났습니다. 심지어 도착한 5600번 버스는 만차... 35분간 서서 가야해... 진짜 근 몇년간 이렇게 짜증내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가 났습니다. (심지어란 말을 네번이나 썼다는 걸 깨닿고 하나를 게다가로 고쳐봤어요)
그런데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오는 첫 정류장에서 옆 사람이 내렸어요. 자리에 앉고 나니 아까 화가 났던 건 깜빡 잊어버리고 즐겁게 솥밥님의 고추장 제육볶음에 댓글을 다는 저를 보며 한심과 서글픔,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싶어서 그냥... 평생 헤헤거리면서 살자... 싶었습니다...
이건 버스를 타기 전 여동생한테 시켜놓으라고 한 로렌님의 치킨. @rainbowlauren님의 에어드랍 정말 감사했어요~
아...? 내가 무슨 글을 쓰려고 했더라? 맞아. 주말에 저는 @homechelin님과
@hawn100님을 봤어요!
그래하늘님이 집에서 방바닥 긁는 제게 혹시 공연을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주셔서 저는 기쁜 마음에 한달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답니다. 홈슐랭님이 온다는 건 몰랐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까 주말에 놀러나가려구 옷도 50만원어치 사고 그랬어용 탕진잼!!!!
만나는 건 젊음의 메카 합정에서 만났습니다. 합정 ... 투썸플레이스에서 가장 먼저 오신 그래하늘님을 찾았죠. 저 1:59분에 도착했어요 약속을 잘 지키는 착한 사람 그리고 홈슐랭님은 조금 나쁜사람!!! 교회 갔다오셨으니까 그럴 수도 있죠.
모두들 배고파해서 들어간 타이 음식점인데 진짜 핵존맛이었음 제가 먹어봤던 타이 쌀국수들은 이 앞에서 다 버로우 어이 이게 『 진짜 』 쌀국수와 『 춘권 』이란거다...애송아...
제가 옛날에 먹스팀 글을 쓰면서 '메뉴판 안 올리는 놈들은 모조리 사형'이란 말을 했었는데 왜 제 폴더에 메뉴판 사진이 없죠?
찾았습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한 말대로 사는 법이에요 이처럼 다음번엔 버스를 안타겠다고 글을 썼으니까 절대 5600번 광역버스는 타지 않는 지혜로운 르캉이 되겠죠?????? 하여튼 세명이서 4인분같은 4인분을 먹었습니다. 코코넛쥬스와 파인애플 쥬스는.. 별 두개. 요리는 별 네개(먹으러 합정갈만한 가치 있음. 다만 타이 음식점 이름은 기억나지 않음)
이걸 다 먹고 망원역으로 이동하는데 환백님의 고급 거짓말 스킬이 발동. 15분 걸린댔는데 실제 걸은 시간은 17분 + 횡단보도 대기시간을 합쳐서 한참 걸려부럿습니다. 홈슐랭님이 환님을 타박하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저는 중립국처럼 둘 다 조금씩 놀려먹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되면 나중에 가장 크게 독박쓰는데 저는 2차의 와인집에서...그만....
공연은 망원역 벨로주에서 한 유바리님의 프랑스 샹송 + 영어노래. 사실 저는 대부분 모르던 노래라서 흠, 이런 느낌이군. 하고 들었지만 그래하늘님과 홈슐랭님은 정말 좋아하시더군요. 특히 프랑스에서 오래 있다 오신 홈슐랭님의 반짝거리는 눈빛은 마치 아를 강의 달 같아서. 중간에 해석을 좀 부탁해 볼까 했지만 다른 분들도 민폐고 굳이 감상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반은 자고 반은 들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제가 '긴 꿈에서 깨어난 느낌이에요'라고 말한 건 시적인 의미도 섞였지만 사실은 진짜로 잠에서 깼다는 은유였답니다! ㅎㅎㅋㅋㅎㅋㅎㅋㅎㅎㅋㅋㅎ
공연만 보고 헤어지긴 아쉬우니까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엄청나게 즐거운 이야기들을 했답니다! 기린님 보고싶다 기린님 넘 착하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 세명의 대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어찌됐든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대화! 대화가 통해야 해 대화가 안 통하면 아무리 잘생기고 이뻐도 돈이 많아도 너무 고통스러워!!!!' 란 주제였습니다. 다행히 저희 셋은 이야기가 잘 통했고, 삐약이 둘과 시니어 개발자들은 밤이 깊도록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정말 너무 즐거워서... 오늘이 금요일 저녁이고 우리가 해 뜰 때까지 같이 놀 수 있다면 하고 바랐지만 현실은 ...
다음에는 더 멋진 대화를 위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0분 이상 긴 글을 쓰면 과부화가 오는 통에 결말이 흐지부지 되는 건 여전하군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 계속 쓰고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필사를 하나 올리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문의 글을 쓰지 않다보면 어느 새벽, 당신은 읽는 이가 기다린대도 긴 글을 쓸 수 없게 됐음을 깨닫게 된다. 아무도 먹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리하지 않다 보면 혼자만의 식사도 거칠어진다. 당신의 우주는 그런 식으로 비좁아져간다.
오랜만에 긴 글을 쓰니 좋네요. @hawn100님과
@homechelin님, 그리고
@rainbowlauren님 모두에게 격한 감사를. 사랑해요!!!
(막상 글을 다 쓰고 나니 전혀 긴 글이 아니네요. 마치 10분 운동해놓고 아- 오늘 운동 엄청 많이 했는데? 한 한시간정도 한 기분이야- 라고 뻐기는 느낌.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