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돌아보면 애교 수준인 아주 초기의 패닉장
요즘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이 아주 많이 보이는데, 잃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왜 잃는지에 대해 이해가 안되었다. 거의 계속 상승장이었던 것 같은데 왜 잃는 거지? 투자 업계에서 펀드매니저의 실적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시장 상황 대비(beat the market) 수익률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평가한다고 한다. 나도 시장 상황 대비로는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워낙 좋았어서 돈을 벌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크게 잃은 사람들이 있어서 의아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업비트에 새롭게 투자를 하면서 왜 잃는 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패닉장일때의 광경.gif
내가 보기에 사람들이 잃는 이유는 바로 조급한 마음과 심리에 기인한다. 믿을 것이 차트와 숫자, 간간히 들리는 찌라시성 뉴스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심리는 아주 자주, 그리고 아주 크게 흔들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늦게 들어온 사람들이 더 잘 잃는 걸까? 그 이유는 숫자와 색깔에 있는 것 같다. 일찍 투자한 사람은 어차피 초기에 비해서는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하루 쯤 반토막이 나도 아무렇지 않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어차피 상승한 것이고 조금 더 상승했냐, 조금 덜 상승했냐 정도의 차이이기 때문에 느긋하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방금 투자하고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에게 변동성이 당연한 시장에서 숫자가 내려가는 것은 아주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데, 특히 파란색이 가득한 급락 패닉장에서는 보살이 아니고서는 멘탈을 붙잡고 있기 힘들 것이다.
왠만한 멘탈이 아니고서는 버티기 힘들다
‘라스베가스에 들어오는 돈은 있어도 나가는 돈은 없다’는 말이 있다. 요즘 코인판에서의 거래소가 그렇다. 24시간 운영되서, 가입이 쉬워서, 서킷이 없어서, PER, 재무제표 등 공부할게 없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어렵지 않아서 그런지 코인의 그래프가 롤러코스터를 방불케하는데, 이것이 사람들을 미치게 한다. 급등의 빨간색이 모든 화폐에 떠있을 때의 사람의 교감신경 자극도를 측정한다면 분명 심박수 상승, 혈관 확장, 동공 확장 등이 일어날 것이다. 거래소는 이를 지난 일 대비로 보여준다. 일간 수익률을 보여주는 것은 단기 투자를 엄청나게 유도하며, 거래량을 늘린다. 거래소는 당신이 돈을 벌든 잃든 별로 관심이 없다. 하지만 당신이 장기보유를 하는 것보다는 계속 사고 팔고, 물타기를 하고, 단타를 치는 데는 관심이 있다. 이렇게 개인투자자와 거래소의 싸움에서 많은 사람들이 거래소의 심리전에 말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업비트에서는 일간 상승률 1위, 주간 상승률 1위 등을 보여주며 어마어마한 숫자로 사람을 현혹시킨다.
라스베가스에 들어오는 돈은 있어도 나가는 돈은 없다
내가 장투해서 번 돈을 단타로 한방에 벌어버리는 것을 보면 나도 현타가 올 때가 있지만, 단타는 그만큼 위험하다. 하루에 천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은 하루에 천만원을 잃을 수 있다는 말과 완전히 동일하다. 정말 코인판은 잃어도 될 만큼의 돈을 넣는게 좋은 것 같다. 복권 산다는 마음으로 사면 마음이 편하다. 두 배 될 생각으로 전세금을 넣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100% 신뢰할 수 있는 내부자 정보가 있지 않는 한, 하루 만에 천만원 버는 것이 지금 아니면 오지 않을 기회가 아니다.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것은 라스베가스에 천만원 싸들고 룰렛 앞에가면 언제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