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합니다.
무책임한 강의로 인한 피해자가 없길 바랄 뿐입니다.
나는 아직 멀었다는 걸 실감한다. 내가 지향하는 인간은 여전히 먼 곳에 머물러 있다. 다가가기만 하면 되는데 닿을 수 없다. 좁혀지지 않는다. 오히려 멀어진다. 인간상이 움직이는 건 아닌데 이유가 뭘까. 알고 보니 내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나는 다시 오만의 유혹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예전에도 이곳에서 같은 주제로 잠깐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나는 객관성을 무기로 정중한 언어를 방패 삼아 내 주장을 펼쳤다. 그런데 다음날 논쟁의 상대가 의외의 댓글을 달았다. 사과의 글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그리고 뒤늦게 몰려온 수치심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아, 나는 모든 걸 무기 삼아 상대를 향해 휘두르고 있었구나-
믿기 힘들겠지만 나는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100%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해도 말이다. (물론 그런 싸움은 별로 없다) 그래서 공익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나서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자기 성찰은 그것을 위한 좋은 도구이자 지침이다. 나는 그걸 썩 잘 해왔다고 착각한 모양이다.
간밤에 시작된 싸움이 오늘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착각은 증폭되고 나는 또 오만한 칼을 휘두르고 말았다. 그분은 이곳 스티미언 이웃들에게 하나라도 더 좋은 컨텐츠와 도움을 주고자 글을 올리셨을 것이다. 본인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나는 객관성과 정중한 언어를 무기로 그 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 사람의 선의로 꾸며진 포스팅을 함부로 대한 것이다.
내가 가진 생각을 부정당하는 건 상대가 누구든 유쾌한 일이 아니다. 점심을 먹고 다른 분들의 댓글에 응답하는 일을 끝낸 후 어제 쓴 글과 오늘 쓴 글들을 다시 쭉 보았다. 날과 가시가 서 있어 누군들 좀처럼 수용하기 어려울 글이었다.
나를 팔로우하셨으니 이 글 또한 보실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에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한 것처럼 혹시 오늘 하루를 망치고 계신 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 글을 통해 내 무례함을 사과 드리고 싶다.
+) 이 글이 올라오기 전에 나를 차단하신 것 같다. 대략 30분의 차이였는데 안타깝다. 언짢은 기분이 조금이나마 풀리셨으면 했던 시도가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