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을 토대로 씁니다. 사람마다 체질이나 성격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으리라 봅니다.
1 덥다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좀 뻔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가장 기본이라고 봅니다. 여름은 덥다. 더워야 맛이다.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이야. 하늘이 하는 일을 내가 어찌 할 수 있으랴. 내가 바꿀 수 없다면 즐겨라. 다가올 환절기에 대한 면역훈련이다. 덥다고 짜증내면 더 더울 뿐입니다.
2 몰입하기
사진은 어느 목수님이 마을 정자를 짓는 모습니다.
“더운데 수고 많으셔요. 이 더위에 어떻게 일하세요?”
“일하다보면 더운 줄도 모르네요.”
나이가 칠순이 넘어가는 목수님. 경험에서 우러난 진리입니다. 일 자체에 몰두하다 보면 시간은 물론 더위를 잊게 됩니다. 몰입은 뭔가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저는 보통 초고를 새벽에 쓰는 편인데 이 글은 한낮에 쓰고 있습니다. 그래야 실감도 나고, 몰입이 되어 시간도 잘 가니까요. 글감 하나 잡으면, 한 시간 정도는 금방 갑니다. 주제 잡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쓴 글 다시 다듬고. 이렇게 하다보면 독서나 영화보다 더 몰입하게 됩니다.
다만 몰입은 같은 일로, 두어 시간 이상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다양한 일을 두루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자 합니다.
낮 동안 일에 몰입했을 때 잠도 잘 자게 됩니다. 열대야를 이기는 비결은 낮 동안 에너지를 충분히 쓰는 것입니다. 밤에는 누가 뭐래도 꼬꾸라지는 겁니다.
3 땀구멍 열렸을 때 배설의 쾌감을 즐기기
이 부분은 지난번에 따로 포스팅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몸의 모든 구멍은 처음으로 열릴 때 나름 쾌감이 있습니다. 땀구멍 역시 마찬가지. 무수히 많은 구멍이 한꺼번에 열릴 때 오는 쾌감. 짧은 순간이지만 즐겨보는 습관을 가져봅시다.
하루 종일 냉방 장치에 익숙한 환경에서 일하는 분은 운동을 해서라도 꼭 땀을 적당히 흘려주는 게 좋습니다. 이 땀은 몸속 노폐물을 빼내어, 몸을 순환시키는 보약과 다름없습니다.
4 제철 과일과 음식-무더위를 먹고 자란 것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니 보충을 해주어야합니다. 물과 소금을 적절히 섭취하는 걸 기본으로 제철 과일이 좋습니다. 값싸고 흔하다고 무분별한 수입 과일을 경계해야겠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고 나면 풋풋한 오이마저 맛납니다. 수박, 토마토, 참외들이 자연스레 당깁니다. 이런 과일들이 이 지역에서 무더위를 먹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저희는 밭에서 갓 따온 수박이 뜨끈뜨끈 한데 그냥 먹습니다. 한마디로 무더위를 먹어치우는 맛이랄까. 무더위와 한몸, 한 마음이 됩니다. 소금을 살짝 치면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음식도 밀이나 보리가 제철이라 보리밥, 국수 같은 음식을 가끔 해먹습니다. 땀 흘린 다음에는 삶은 감자도 소금간만 해서 먹어도 꿀맛입니다. 제철이라 더 그렇습니다.
5 부채라는 낭만
더우면 에어컨을 먼저 찾는데 저는 이 바람을 싫어합니다. 집에 오시는 손님을 대비해서 선풍기가 있지만 식구끼리 있을 때는 안 씁니다. 정 더우면 부채를 부칩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부채를 사지 않고 집집이 만들었습니다. 두터운 골판지나 비료포대를 적당히 오려서 썼거든요. 이 글을 쓰면서 돌아보니 부채마저 은근 낭만이네요. 더불어 할머니가 잠든 손주한테 손바닥을 펼쳐, 얼굴 앞으로 흔드는 손부채도 꽤나 시적이고 낭만입니다.
6 한번이라도 더 웃기.
웃음은 더위와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하지만 웃을 수 있다면 그만큼 더위를 잊을 수 있겠지요? 작열하는 뙤약볕이 열 폭탄이라면 웃음은 이를 무력화하는 시원한 얼음이라 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웃음 전도사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웃음도 연습이고, 훈련이랍니다. 좋은 일이 있어 웃기도 하지만 웃음 훈련을 하면 웃을 일도 점차 많이 생긴다고 하네요. 살면서 크게 웃을 일은 적지만 입 꼬리를 올리는, 일상의 잔잔한 미소는 건강과 미용에도 좋으리라 봅니다.
다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