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939]히로시마 이야기7 히로시마 사람들의 일상 속 오코노미야키

khaiyoui(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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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에서 오코노미야키 가게를 다니다 보면 다른 음식점과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커다란 철판이다. 주방 안쪽에서 조리하는 곳도 있지만, 손님이 앉은 카운터 바로 앞에서 요리하는 가게도 많다.

주문을 하면 눈앞에서 얇은 반죽을 펴고 양배추와 숙주, 돼지고기를 차례로 쌓아 올린다. 어느 정도 익으면 뒤집고, 따로 볶아둔 면을 더한 뒤 달걀까지 올리면 완성이다.

단순히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것보다 만드는 과정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고소한 냄새도 빼놓을 수 없다.

메뉴판을 보면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다. 기본 오코노미야키에 중화면을 넣은 소바이리, 우동을 넣은 우동이리가 있고 오징어, 새우, 치즈, 떡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처음 주문한다면 ’니쿠타마소바(肉玉そば)’라는 메뉴를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돼지고기와 달걀, 중화면이 들어간 가장 기본적인 조합이라고 한다.

먹는 방식도 조금 재미있다. 철판에서 바로 조리한 오코노미야키를 작은 주걱처럼 생긴 ’헤라(ヘラ)’로 잘라 먹기도 한다.

처음에는 뜨거운 철판 위에서 직접 잘라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현지에서는 꽤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물론 접시에 덜어 젓가락으로 먹어도 된다. 꼭 헤라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편한 방법으로 먹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오코노미야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소스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특유의 소스가 양배추와 면, 고기 맛을 하나로 묶어준다. 가게마다 소스와 토핑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하니 이런 부분도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히로시마에는 오코노미야키 전문점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오코노미무라(お好み村)’다.

말 그대로 오코노미야키 마을이라는 뜻인데, 한 건물 안에 여러 오코노미야키 가게가 모여 있다. 여러 가게가 각자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종의 오코노미야키 전문 식당가다.

오코노미무라는 1969년 신텐치 지역의 오코노미야키 노점들이 모이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히로시마에서는 오코노미야키가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라기보다는 평소에도 편하게 찾는 음식에 가까운 것 같다. 가족이나 친구와 식사를 하기도 하고, 술을 마신 뒤 마지막 식사로 먹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동네마다 단골 분식집이 있는 것처럼 이곳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오코노미야키 가게가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다.

전쟁 이후 어려운 시절 사람들의 한 끼 식사에서 시작해 지금은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고, 여전히 동네 곳곳에서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직 나만의 단골집을 찾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동네에 있는 오코노미야키 가게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가게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경험해 봐야겠다.

히로시마에서의 생활이 조금 더 길어지는 만큼, 이곳 사람들의 일상적인 음식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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