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에 왔다고 하면 다들 하나같이 묻는다.
“원폭은 괜찮아?”
누군가는 우스갯소리로, 누군가는 비아냥거리듯 그런 이야기를 한다.
한국 사람으로서 일본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는 모습을 마냥 편하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그럼에도 이곳에도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평범한 아침, 가족을 학교와 직장으로 보내고 “곧 돌아오겠다”며 집을 나선 사람들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아무나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쟁은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피해를 입는 일이니까.
그래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붙잡은 말이 ‘평화’였을 것이다.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원한다고 해서 저절로 얻어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계속해서 되뇌고, 잊지 않고, 되새기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기억할 때 비로소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오늘도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할 수 있는 일상에 감사하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조용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