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골목 끝까지 길게 내려앉은 날.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인데, 이상하게 발걸음이 잠깐 멈췄다.
낡은 간판과 오래된 건물들, 그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채우고 있는 꽃들.
정리되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이 오히려 더 편안하다.
누군가에겐 그냥 일상의 배경일 텐데, 지나가는 나에겐 잠깐 숨을 고르게 해주는 장면이 된다.
조용한 골목에 햇빛과 그림자가 반씩 나뉘어 있고, 그 사이로 천천히 지나가는 바람.
괜히 급하게 움직이던 마음도 같이 느려지는 기분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멋진 풍경도 좋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골목 하나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그냥 그런 하루.
별거 아닌 장면 하나에, 괜히 기분이 조금 좋아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