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갈 때마다 꽃 코너 앞에서 한 번씩 발걸음이 멈췄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늘 그냥 지나쳤는데, 오늘은 드디어 하얀 백합 한 송이를 집어 들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꽃.
꽃 한 송이가 있다고 하루가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다.
그래도 집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하얀 꽃을 보니 괜히 마음이 편안해진다.
물을 가득 머금고 천천히 피어나려는 모습이, 왠지 지금의 나와도 닮아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의 생활은 아직 낯설고, 익숙해져야 할 것들도 많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작 스스로를 돌보는 일은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그래서 오늘은 작은 선물을 하나 했다.
비싸지도, 거창하지도 않은 꽃 한 송이.
이 정도의 사치는 가끔은 괜찮지 않을까.
이제는 남을 위해 애쓰는 만큼, 나를 위해서도 조금은 시간을 쓰며 살고 싶다.
이 꽃이 시들기 전까지는, 하루에 한 번쯤은 나 자신도 잘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