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는지는 모르나 우리가 그리 의미를 흩뿌린 것이다
그리 생겼으니 모가지에 푯말을 채워주고
그 꽃은 어떤 의미였노라며 서글피 울어대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삶에 찌든 아재가 꽃을 좋아한다지만
감성 묻은 오만가지 꽃말과 시어를 읊조린다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지나가 버린 인연이 떠오르는 꽃이라며
뜯어먹는 염소에게 당근을 주고 죄악을 씻어보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어여쁜 꽃이라며 참수시켜
물에 담가 두고
일시 메마른 잎이 더럽다며 쓰레기통에 던져버리지만
사실 꽃은 아무런 죄가 없다단두대에 오른 저기 저 꽃은
수화를 못 하는 꽃은
사실 아무런 죄가 없다.꽃말과 숨바꼭질 / 이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