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적 필사 #12] "눈오는 지도" / 윤동주

johnyi(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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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일까

떠나기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것이냐

네 조그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덮어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 찾아나서면
일년 열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눈오는 지도 /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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