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면 안 돼!!!
어느 욕심 많은 사람이 남의 타작마당에서 품을 팔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벼 타작을 하고 수북이 쌓인 볏섬을 보면서
나는 언제나 저렇게 처마 끝에 닿도록 볏섬을 쌓아놓고 살아보나
하면서 신세한탄을 하며 담배를 깊숙이 빨았습니다.
어느덧 해는 지고 수건으로 땀을 훔치면서 멀리 게딱지같은 집에서
품팔이 간 아버지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아들딸들을 생각해서라도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주인영감님께서 저녁 준비가 되었다고 불러서 마당으로 들어서니
맛있는 냄새가 마중을 나오고 푸짐하게 차려진 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막 신발을 벗고 마루로 올라서려는 찰나 황급히 돌아섭니다.
양말에 벼 알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신발 안에도 벼 알이 들어있는 게
보입니다. 이게 웬 떡이냐 싶은데 만약 저녁이나 먹겠다고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가 주인영감이나 다른 사람들 눈에 띄는 순간 한 톨도 갖지
못하고 다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쿵닥쿵닥 방아 찧는 소리를
냅니다.
주인영감님께 집에 급한 일이 있어 빨리 가야하는 걸 깜빡 잊었다고
둘러대고 꽁지가 빠지게 달려왔습니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안의해를
불러 커다란 매함지를 가지고 오라고 신발을 털고 하고 양말부터 벗어
자랑을 합니다.
양말을 흔들어 탈탈 털고 싹싹 문지르다 그것으로 안 되겠다 싶었는지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이 잡듯이 눈을 바짝 대고 벼 알 하나도 남김없이
손톱으로 하나하나 뜯어냅니다. 그렇게 해서 쓸어 모으니 어른 손으로
한 줌도 안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욕심 많은 남자는 실망을 한 나머지 잘 차린 저녁상이 눈앞에 아른아른
떠날 줄을 모르고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장단을 맞춰 잠을 이루기도
어려운 밤이 지나갑니다.
지혜보다 욕심이 앞선 어리석은 사람의 웃지 못 할 얘기였습니다.
타작도 檀園 김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