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바람이 어찌나 드센지 앞으로 걸어도 그 자리에 서 있는
느낌이고 가만히 서 있어도 중심을 잡기 어려운 날이었습니다.
잠시 바람이 자는 틈을 타 동네 한 바퀴 돌아봅니다.
산수유가 노란 안개등을 매달고 수양버들은 연둣빛으로 물들인
머리를 바람에 맡기고 마음껏 날리는 자태가 봄을 더 봄답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무슨 심통인지 내 머리는 헝클어 놓고 가는지 봄날의
자태고 뭐고 다 포기하고 커다란 모자를 덮어쓰고 돌아오게 만들던
하늘이 오늘은 포근한 햇살을 고루 나누어줍니다. 어제는 어제고
그래도 오늘이 춘분이니 이름값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아 내일쯤 가까운 곳으로 봄나들이 해 보시는 것도 괜찮겠지요.
이렇게 우리 주변에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살다 막상
아쉬울 때면 그제야 소홀히 대했던 존재에 대한 감사를 느끼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물이나 공기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나 잊지 않고 안부를 챙기는
사람들...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꼭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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