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jjy
겨우 이름자나 알고 지내던 사람이
새해인사부터 날씨 걱정에
어떻게 알았는지 나가 살고 있는
아들 안부까지 살뜰히 챙긴다
동문회를 필두로
사회단체를 비롯한 단체 행사에
초대를 하지 않아도 얼굴을 내밀고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사람도
나름의 뜻이 있어서였다
허리가 꼬부라진 노인들에게까지
허리를 굽혀가며
앙상한 손을 덥석 잡고
명함을 돌리는 목적은
오직 한 가지였다
가느다란 낱낱의 살들의 역할은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서로 팽팽하게 잡아당기며
어느 한 곳으로 쏠리지 않도록
힘을 고루 나누는 일이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살아나는
우산이 우산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망각했던
버려진 우산의 기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