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isang 입니다. 오늘은 변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화장실에서 주먹을 꽉 움켜쥔 경험... 다들 있으시죠.
대장의 기질적인 원인에 의한 것과 기능적인 원인인 것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변비는 대장에 특정 질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기능성 변비입니다.
기본적으로 저칼로리, 저수분, 저섬유질 음식을 섭취하면 변비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치료를 하기 이전에 식습관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과일/야채 등 식이섬유, 수분이 풍부한 식단으로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합니다. 적당한 운동도 쾌변에 좋습니다. :)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과 같은, 뻔하면서도 잘 지켰을 때 좋은 효과를 내는 치료가 가장 우선입니다!
2016년에 발표된 ROME IV criteria의 기능성 변비 진단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본인의 증상과 비교해보세요 :)
1.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것이 전체 배변의 25% 초과
2. 덩어리진 대변 또는 단단한 대변이 전체 배변의 25% 초과
3. 배변 후에 잔변감이 전체 배변의 25% 초과
4. 배변 시 항문이 막히는 느낌이 전체 배변의 25% 초과
5. 배변을 돕기 위해 손가락 등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전체 배변의 25% 초과
6. 1주에 3회 미만의 배변
위의 6가지 중에서 2가지 이상이 나타나고, 증상은 최소 6개월 전에 시작하여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 경우에 진단 가능합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도 변비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다가 배변 후에 완화된다는 것과, 설사와 변비를 오가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그리고 골반저 협동장애(Pelvic floor dysfunction)라고 하여 골반 내에 있는 근육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도 있습니다. 변을 보려고 하는데 오히려 골반 내의 근육이 입구를 꽉 조이는 바람에 쉽게 변을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질환은 아래에서 다룰 다양한 검사들에 의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약을 복용했을 때 변비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1. 제산제
철분 혹은 알루미늄이 함유된 물질은 변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마그네슘이 함유된 물질은 변비를 완화시킵니다.
2. 항우울제
삼환계 항우울제(TCA), 선택적세로토닌흡수억제제(SSRI)와 같은 항우울제는 변비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항고혈압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 inhibitor), 베타차단제,(beta blocker) 칼슘채널길항제(Ca channel blocker) 등 혈압을 낮추는 약물도 변비를 유발합니다.
4. 항콜린제
파킨슨 병이나 진경제 등으로 사용되는 항콜린제도 위장관 운동성을 낮추어 변비를 유발합니다.
5. 아편제제
아편계 진통제는 암성 통증과 같은 심한 통증에서 사용되곤 합니다.
기질적인 원인들은 주의를 요합니다. 변에 피가 묻어나오거나 검은 변이 나오는 경우, 대장이 아예 막혀 복부가 부풀어오르거나 또는 체중이 급격하게 빠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 되면 직장암, 대장암과 같은 원인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치질의 경우에도 변에 피가 묻거나 배변 시 통증과 같은 어려움이 생겨 변비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당뇨, 갑상선저하증과 같은 내분비 질환에서도 각각 대장으로 향하는 신경기능 손상 및 대사기능 저하로 인해 변비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장의 정상적인 운동을 위해서는 자율신경이 중요합니다. 내장 근육은 팔다리 근육처럼 우리가 움직이고 싶다고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이 아니며, 스스로 만드는 리듬에 따라 움직입니다. 다발경화증, 파킨슨병, 척수손상 등의 신경계의 손상이 발생하면 소화기능에 영향을 주어 변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질적인 원인이 생긴 경우 식이 및 운동조절로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인을 제거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혹시 증상이 심하거나, 동반된 다른 증상이 있어 병원에 내원한 경우 몇 가지 검사를 받게 될 수 있겠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이자 신체 진찰은 직장항문수지 검사입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느낌입니다.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 만들었던 영상을 캡쳐했습니다. 저는 모형에 시행했지만, 실제로 환자가 되시면 저 위치에 누워계셔야 합니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를 보여야 하는 부끄러움이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대변이 가득차 있진 않은지, 막힌 부분이나 종괴는 없는지 확인합니다. 그 외에 아래와 같은 검사를 통해 자세하게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치료의 기본은 식이요법과 수분 섭취 및 배변 습관의 변화입니다. 충분한 교정을 한 후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 완하제를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장기간 완하제를 사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배변을 위한 반사 신경 작용을 둔하게 하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주의사항입니다. 제가 쓰는 글은 의료 상식을 전달하고, 실제로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을 방문했을 때 대략 ‘어떤 진단의 가능성이 있고, 어떤 검사를 받겠구나’ 정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만 진단을 내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의학적 필요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셔서 의사의 상담을 받으세요. 그리고 글의 내용은 대개 교과서를 기반으로 하며, 실제 임상적 상황과는 차이점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의학은 계속 발전하는 학문이고 교과서 외에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가 굉장히 중요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수련병원은 ‘도제’식 교육이 살아있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제 설 연휴도 하루밖에 남지 않았군요. 아무쪼록 연휴 기간에는 아프지 마시길 바랍니다. 너무 무리해서 드시지도 말고요.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명절 응급실은 Hell입니다...) 남은 연휴 평안한 시간되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