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가는 도서관에서
30대가 뽑은 책 1위에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이라는 책이 올라와 있었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이 제목을 보니
내 엄마나이의 작가가 쓴 책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행히 ‘대출가능’ 상태여서 바로 빌려왔다.
이 책의 저자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가수 이적의 어머니였다.
가수 이적이 아들이라니...
박혜란 작가의 육아방식이 궁금해졌다.
“이만큼 살아보니 아이를 키우는 시간은 잠깐이었다.
그토록 재미있고 보람찬 시간은 또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마음 편하게, 쉽게, 재미있게 그 일을 즐겨라.
아이의 미래를 불안해하지 말고 아이의 오늘을 행복하게 만들어라."
책 표지에 쓰여진 구절이다.
이 구절을 읽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은 아이를 키우는 게 참 힘들다고만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많이 그리워질 그리고 제일 행복했던
‘그때’ 로 기억될 것 같다.
#1 (p.47) <자식이 뜻대로 안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가 내뜻대로 된다고 자랑말고,
아이가 내뜻대로 안된다고 걱정말라.
반대로 아이가 내뜻대로 된다면 걱정하고,
아이가 내뜻대로 안되면 안심하라.
가장 걱정해야 할 문제는 아이에게 뜻이 없다는 거다.
자식이 아직은 어린 아이이기에
내 뜻대로 따라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문득,
‘누굴 위해서 내 말을 들어야 하는 걸까?’ 란 의문이 생겼다.
자식을 위한다면서
내가 조금 편하려고 이기심을 부린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자식이 내 뜻대로 안되는 건 당연하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어도 육아가 조금은 편해질 것 같다.
#2 (p.54) <좋은 엄마의 조건>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가는
결국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와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내 인생관이 곧 내 자녀관이요, 내 교육관일 수밖에 없다.
남들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가는
참고사항일 뿐 그것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엄마는 이런 엄마다.
첫째, 아이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둘째, 아이를 끝까지 믿어준다.
셋째,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넷째, 아이의 생각을 존중한다.
다섯째, 아이를 자주 껴안아 준다.
여섯째, 아이와 노는 것을 즐긴다.
일곱째, 아이에게 공동체의 룰을 가르친다.
여덟째, 아이에게 짜증을 내지 않는다.
아홉째,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공부하라는.
아이를 처음 가졌을 때는
건강하게만 태어나 주면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태어나서 뒤집기를 하고
혼자 일어서고 옹알이를 해주었을 땐,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했었다.
존재만으로도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런데 아이가 커가면서 내 욕심도 커져만 갔다.
손짓, 발짓만 가지고는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내 말을 잘 들어주길,
무언가를 더 잘해주길 바랬던 것 같다.
아이에 대해 처음에 가졌던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충분히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좋은 엄마가 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3 (p.88)
엄마가 아이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
아이보다 더 잘 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나이가 반드시 혜안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내 생각은 과연 얼마나 훌륭한지 성찰하고 또 성찰해야 한다.
아이키우는 가장 큰 소득은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나도 덩달아 커 가는게 아닐까.
#4 (p.150)
내가 아이에게 주어야 하는 가장 소중한 것은
돈이나 학벌이 아니라 아이가 어떤 상황에 처해서라도
절망에 빠지지 않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중략) 날마다 접하는 자연
그리고 날마다 누리는 소소한 일상들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고마워해야 할 것들이라고 느끼는 아니는 하루하루가 행복할 것이다.
(중략) 그러므로 아이가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먼저 행복하도록 노력해야한다.
햇살과 바람소리에 행복을 느끼는 부모, 가
족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부모,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노래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부모,
그 부모를 보는 아이는 행복이 뭔지 저절로 배우게 된다.
작은 것이라도 항상 감사하고 행복해 한다면
아이도 그렇지만 내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요즘은 맑은 하늘을 보면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미세먼지가 끼고 나니 그것조차 당연한 것이 아님을 느낀다.
그리고 TV에서 안좋은 사건들을 보고 나면,
내가 지금까지 별일 없이 평범하게 커온 것 또한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소중한 것을 잃고 난 후,
이 시간이 지나고 난 후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보도록 노력해야겠다.
#5 (p.215)
많은 아빠들이 아이와 놀아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못벌어서 미안해한다.
엄마들은 다른 일을 하느라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은 걸 미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비싼 장난감, 더 비싼 옷을 사주지 못해 미안해한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서 학생이 되면
그때부터는 더 많은 과외 더 비싼 학원을 못시켜서 미안해한다.
부모가 돈이 많을수록 아이는 꼭 그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에
꽉 사로잡혀 행복의 다른 요소들은 존재조차 부인해버린다.
#6 (p.229)
아이와의 스킨십은 아이보다
나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데 특효약이었다.
어쩌면 엄마의 행복감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져
아이의 정서 안정에 크게 기여했는지도 모르겠다.
부모 자식간에도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할수록 좋다고들 하는데
내 생각에는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몸으로 표현하는게 아닐까 한다.
백허그를 좋아하는 첫째녀석은
TV를 볼 때면 자기 자리라며
항상 내 앞에 앉아서 본다.
내 품안에 딱 맞게 들어오는
첫째녀석을 안고 있으면
참 따뜻하다.
그 모습을 보고 둘째녀석은
질세라 내 옆으로와서 내 어깨에 얼굴을 부벼댄다.
오른손으로 둘째녀석을 팔베개하듯 안고 있으면
너무도 사랑스럽다.
둘째녀석의 솜털같은 머리카락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근한 아기냄새도 참 좋다.
아이와 스킨십을 많이 하면 좋다고 해서
두 녀석을 많이 안아주고 있다.
두 녀석이 내 목을 감싸고선
토닥토닥 손으로 두들겨주면
나를 조용히 위로해주는 것 같다.
두 녀석이 얼굴을 부벼대고 안아주면
육아의 힘듦이 어느 샌가 행복으로 바뀌어 있다.
어린 아이에게는 그리고 나에게는
말보다는 스킨십이 제일인 것 같다.
평소에는 육아서적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이상하게도 육아서적을 읽고 싶어진다.
육아가 힘든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두 녀석과 더 잘 지내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힘들게만 느껴졌던 육아였는데
요즘은 잠시의 즐거움도 맛보고 있다.
지금 이시간의 소중함 또한 차차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By @gom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