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없는 사람
시간이 꽤 많이 흘렀는데.
밤 길을 가다가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
주황색 가로등만 켜져있는 어두운 골목.
멀리서 나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형체를 보았다.
그 영체는 역광 때문에 검은 그림자처럼 보였다.
나는 당연히 사람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었는데...
당연히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머리가 없다.
뭐지...이건 뭔가 잘 못되었는데...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조금 더 자세히 그것을 보기 위해 눈에 힘을 주었다.
그것의 진짜 모습이 나타난 순간 피식 웃음이 터지면서 긴장이 확 풀렸다.
정체는 깍지를 낀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걸어오고 있는 사람이었다.
머리 올린 팔이 교묘하게도 어깨처럼 보였고 당연히 그 위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마치 머리가 없는 사람으로 보였던 것이다.
지금도 가끔 그 이야기를 하며 재미있던 추억을 떠올리곤 하는데...
지금 읽고 있는 "마음의 미래" 에서 왜 내가 그렇게 공포감을 느꼈는지 설명이 되어 있다.
'일상 속의 비정상'
관객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프랑켄슈타인 같은 거대한 괴물이 숲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이 아니라, 일상적인 상황에서 무언가 비정상적인 징조가 나타날 때였다. [마음의 미래(353)]
인간의 뇌는 어떤 상황에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고 그 예상이 들어맞기를 기대한다. 그 기대가 맞아 떨어지면 일상이 되고, 빗나갈 경우 그것은 유머가 되거나 공포가 된다. 오랫동안 우려먹을 수 있는 추억이 하나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유머와 공포가 발현되는 원리는 같다.
저저가 책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인간의 뇌는 항상 미래를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한다." 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른 동물들의 뇌와 인간의 뇌가 가지는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고, 더 똑똑한 이유이다. 물론 동물들도 미래를 예상하고 움직이지만 그건 본능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수년 후의 미래를 예상하고 그것을 시뮬레이션하고 현재의 행동을 교정한다. 이런 능력을 가진 똑똑한 인류는 살아남기가 쉬워졌다. 다윈의 진화론에 나오는 '자연선택' 이론에 따라 인류는 계속 살아남았고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의 삶을 산다. 특별한 모험없이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반복한다. 일상의 무료함에 일탈을 꿈꾼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고 버라이어티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 답은 "일상 속의 비정상"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는 것이 아닐까?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서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조금만 시간을 내어도 삶이 조금 더 다채로워 질 것이다.
한줄 생각
다채로운 삶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일상을 조금만 바꾸어도 된다.
내 삶에 적용
- 출퇴근 길에 사진찍기.
- 오프 독서모임에 나가기.
- 영어 에세이 쓰는 법 배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