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글을 계속 쓰지 못했다. 역시 매일 글을 쓰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아무튼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 부럽다. 그런 사람의 인내심을 배우고 싶다.
나는 어제 등산을 했다. 등산이라고 해봤자 어디 거창한 곳을 가는 것은 아니다. 내 집 주위에 있는 야산을 한바퀴 둘러 보고 오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야산이 쭉 이어져 있기 때문에 등산로를 따라서 계속 걷다보면 몇 시간씩 걷게 되어 있다.
어제 점심을 먹고 과자 봉지를 하나 든 채로 등산길에 올랐다. 나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과자를 무척 좋아 하는 편이라서 혼자 등산을 할 때에는 뭔가 군것질 거리를 손에 들고 하는 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다. 조금 짯 맛이 나는 과자를 손에 들었다. 하지만 물통을 들지 않았다. 그리 덥지 않을 날씨였기 때문에 굳이 물을 많이 마실 것같지 않았다.
한참 산을 올라갔다.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 날씨도 바람이 솔솔 불어왔기 때문에 등산 자체로 땀이 나거나 숨이 차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었다. 상쾌한 바람이 불어왔기 때문에 상당히 기분 좋게 등산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한참을 걷고 있는데.. 순간 비가 몇 방울 떨어졌다. 나는 비를 맞고 나니까 더 이상 집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다시 집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조금 가니까 조그마한 정자가 보였다. 정자에 들어가서 비를 피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정자에 들어가자 비가 바로 그치는 것이었다.
역시 오늘 비가 올 듯 하면서 오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정자에서 나온 채 다시 걸었다. 한참 걸었다. 거의 30분 이상을 걸었다. 그러자 비가 상당히 쏟아지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산에도 나뭇잎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옷은 비에 젖기 시작했다. 조금 가면 소나무가 있는 곳이 있고 참나무가 있는 곳이 있다. 그런데 소나무도 잎이 무성하거나 소나무 숲이라기보다는 참나무와 섞여 있는 경우가 있어 비를 피할 수는 없었다. 나는 정자쪽으로 돌아갈까도 생각을 했지만 포기했다. 어차피 집과 반대방향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비를 맞으면서 걸었다. 산은 아주 질퍽한 정도는 아니었다. 나뭇잎이 원체 많이 떨어진 곳이라서 진흙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상쾌한 기분으로 걸을 수 있었다. 다행히 얇은 잠바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옷이 젖기는 했어도 크게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또 날이 개었다. 비가 그치고 햇볕도 들기 시작했다. 바람도 불었다. 옷도 조금씩 말랐다. 날씨가 상당히 오락가락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기분으로 봄 등산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