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 자연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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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님이 본격적으로 미니멀라이프를 하면서 달라진 것 중 하나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진 점이다. 이전에는 편의를 위해 아무 생각없이 사용했던 플라스틱, 비닐류의 사용을 자제하기 시작했고 개인컵 및 손수건 사용 등 실생활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다. '쓸데없는 행동을 한다, 유별나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냐' 라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적어도 나 하나만큼만이라도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을 꾸준히 하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작게나마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데에는 자기만족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아이들 때문이다. 적어도 아이들이 자라나는 동안만큼은 내가 어렸을 적 조건없이 누렸던 자연환경을 비슷하게나마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마음껏 자연환경 속에서 뛰어 놀았으면 좋겠고, 다양한 동식물들을 책에서만 접하는 게 아니라 주변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근처 뒷산에만 가도 가득했던 개구리들이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사실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희소하게 나마 볼 수 있었던 손가락만한 청개구리도, 독이 있어서 맨손으로 잡기 두려워했던 무당개구리도, 닭고기 맛이 났던(?) 참개구리도 슬그머지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 번 낙동강 쪽으로 여행을 갔을 때는 운이 좋게 참개구리를 만나 환호성을 지르던 첫째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훗날 다시 개구리를 찾는 아이를 위해 집 근처로 나가볼까 싶어 '개구리'를 주제로 인터넷 검색을 한적이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매년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개구리들이 점점 북상하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환경오염으로 인해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데 북으로 이민을 가고 있다니 언젠가는 개구리를 영영 보지 못할 날이 올까 두렵다. 비만 오면 엄마 무덤이 떠내려갈까 걱정하는 청개구리는 이제 정말 동화속에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그곳을 택했는가?'라는 원초적인 물음인 것 같다. 이전에는 '멋지고 아름다운 건축물, 예술품' 때문에 여행지를 선택했었다. 여행 책이던 역사 책이던 어디서 봤건간에 초점은 항상 인간이 만든 창조물이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자연이였다. 광활한 초원에서 바람에 나부끼며 반짝이는 잔디, 산 중턱에서 휴식을 취하 듯 걸려있는 구름, 빨강 주황 노랑 색깔을 바꾸며 산 너머로 모습을 감추는 태양, 사막의 모래알처럼 새까만 하늘에 촘촘히 박혀 있는 별. 눈만 감으면 마치 눈앞에 펼쳐질 것 같은 지난 날의 추억은 모두 자연에 선사한 아름다움이다. 자연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고 의미였던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은 미세먼지 상태다. 미세먼지 어플이 실행되는 짧은 시간동안 '제발 오늘은 좋아라' 라는 주문을 외운다. 뿌연 하늘을 보고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는 게 하루의 일과가 되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미세먼지 걱정을 하고 살았을까? 어느 순간부터 미세먼지의 영향에 순응하며 살게 되었을까? 우리의 아이들도 아침에 눈을 떴을때 미세먼지를 체크하면 살아야하는 것일까? 모든 물음에는 답을 내리기 전에 우리가 당연시 여기고 이용하고 파괴했던 자연을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 부을 위해 언제나 자연을 이용하면서 자연의 파괴를 눈앞에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는지 자괴감이 든다.

한동안 주말이 되면 도서관으로 향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주말에 날씨가 허락한다면 산으로 숲으로 향하고 있다. 물론 책도 좋지만 아이들이 조금 더 자연과 어울리기를 바란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한다.

아이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자연이 오랫동안 보호되었으면 한다. 아이들 역시 자연의 보호를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한다. 불과 30여년 전에 내가 마음껏 누렸던 자연의 포근함을 우리의 아이들도 고스란히 느꼈으면 한다. 그래서 오늘도 여행의 목적지는 자연 속으로 정한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으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느끼며 언제까지나 그 선물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아이들의 아이들도 자연과 함께하기를 바래본다.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화양계곡



[여행 에세이] 자연으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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