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걸쳐 정신없이 보냈다. 어제 저녁 결혼은 앞둔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잠실로 외출했는데 아내의 호출이 있었다. 급작스럽게 아버님의 수술이 잡힌 것이다. 가족의 수술동의서 작성이 필요하다고 해서 약속을 취소하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을 픽업하는데 평소와 달리 둘째가 열이나고 힘이 없다는 어린이집 선생님의 말에 적지않게 신경이 쓰였다. 결국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차 안에서 토를 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아버님을 뵙지 못하고 아내만 남겨 놓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토 범벅이 된 둘째를 씻기고 가까운 소아과를 갔는데 정확한 사유를 몰라 약만 처방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님에 대한 걱정과 놀아 달라는 첫째, 칭얼대는 둘째 덕분에 힘겨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간신히 아이들을 재운 후에야 여유를 찾고 기도를 했다.
종교는 가지고 있지만 오랫동안 종교 생활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참 가증스럽게도 내 힘으로 어쩔 수 없을 때,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만 기도를 하는 것 같다. 이번 역시 그랬다. 간절히, 정말 간절히 기도 했다. 신이 나를 탓하고 벌한다면 기꺼이 받을 수 있다. 내 기도만 들어준다면 말이다. 아버님이나 아내가 걱정할까봐 겉으로는 담담한 척 하곤 했지만, 나 역시 겁이나고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가까운 누군가가 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그렇다.
오늘 오전 수술 전에 아버님을 찾았다. 환갑이 넘으신 아버님도 무섭다고 했다. 용기를 드리기 위해 좋은 말을 많이 나눴다. 그리고 아버님 친척분 중에 중국 연진에 계신 분이 있는데 수술을 잘 받고 건강해지면 꼭 함께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버님과 함께 여행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간절히 기도했다.
조금 전 장모님께 연락이 왔는데 아버님의 수술도 잘 끝났다고 한다. 긴 시간동안 고생하신 아버님. 하루 빨리 건강과 안정을 찾으셔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한다.
세상 모든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