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그릇, 부자의 그릇

dakfn(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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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mi@aromi 님이 만들어주셨습니다.^^)

안희정에 대한 글들을 보면서 사람의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거대한 욕망을 앞에 두고 얼마나'절제'할 수 있는 지가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를 나타낸다고 한다.

역사 대대로 인물이야 많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정치인들부터 예를 들어보자면 비슷한 군상들이 여럿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피닉제, 이인제다.

이인제는 박정희의 재림이라는 말을 들으며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비록 이회창에 밀리긴 했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꾸준히 세력을 모았으면 다음에 당선이 되지 않았을까? 성급한 그는 바로 뛰쳐나가 창당을 하고는 후보로 나선다. 그 덕에 김대중이 당선이 된다. 이후 그는 피닉제 소리를 들으며 철새 대기록을 세웠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건 정몽준이다. 이 역시 노무현에게 승복한 후 그냥 여유롭게 기다렸으면 다음에 기회가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역시 성급했다. 선거 직전 찬물을 쫙 뿌리고는 갈라섰다. 이후의 흑역사는 말 안 해도 잘 알 거다. 그냥 양보하고 기다리면 됐을 텐데, 그걸 못 기다리고는 철새가 된 후 지금은 정계에서 사라졌다.

지난 대선에서 안희정에게 느낀 것도 비슷했다. 나는 그가 현명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경선에서는 존재감만 보여준 후 차분하게 5년을 기다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자신은 이번에 당선될 것이라면서, 선의니 대연정이니 하는 소리들을 해 대는 게 아닌가. 나는 내가 뭔가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기사와 연설을 수십 번도 더 뒤져 본 후에 결론을 내렸다. 이 사람은 그릇이 안 된다고... 이후 안희정 페북에 가서 쌍욕도 쓰고 블로그에 욕도 엄청 하고 그랬다.

아니나 다를까, 욕심 앞에서 사람이 망가지더니 결국 가장 말초적인 욕망으로 인해 죄를 짓고 이제는 저급한 성범죄자가 되게 생겼으니...

어쨌건, 가장 거대하고 탐스런 욕망의 실현 직전에 참을 수 있는 사람이야만이 큰일을 이룰 수 있다. 여기서 필요한 건 ‘절제력’이다.

그리고, 정확히 대칭되지는 않지만 부자에게도 그릇이 있다. 위의 그릇이 거대한 욕망 앞에서도 참는 능력, 즉 절제라면, 부자의 그릇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당장의 불안에 휩쓸리지 않고 미래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는 '인내'다.

사람은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로 따르기는 어렵다. 이성으로는 알아도 감정에 휩쓸리게 된다. 당장 얼마 뒤에 몇 배가 오른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지금 현실에서 파란불이면 불안해지고 확신이 사라지며 의욕도 없어지게 된다.

암호화폐의 고래들은, 그리고 스팀잇의 고래들은 그래서 대단한 사람들이다. 모두가 디지털 쓰레기라고, 0과 1의 숫자 나열에 불과한 데이터 쪼가리가 어찌 돈이 되냐고 할 때, 피땀 흘려 번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많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의 유혹에 흔들린다. 당장 하락하면 망할 거라 생각한다. 코인시장이 파란나라가 된 지금도 코인이 망하고 스팀잇이 망할 거라 생각할 사람이 많을 거다.

하지만 부자들은 그런 거에 흔들리지 않는다. 남들은 조그맣고 딱딱한 씨앗만 보며 비웃지만, 그들은 그 씨앗이 자라서 거대한 나무가 되고 무수히 많은 열매를 맺는 미래를 본다. 그래서 남들이 모두 떠나고 거들떠도 안 볼 때, 열심히 땀 흘리며 씨를 심고 물을 준다.

이게 바로 투자이며, 부자가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사람은 근시안적 사고로 지금만 산다. 부자는 참고 견디며 미래를 본다. 그게 부자의 그릇이다.

시장이 폭락하자 모두 손절하기 바쁘다. 대부분의 사람은 손해를 보며 손절을 한다. 부자는 이럴 때 더 산다.

여기도 비슷하다. 스팀 스달이 폭락하자 모두 내다 팔기 바쁘다. 스팀잇도 시들해 질 거다. 말로는 스팀잇의 미래는 밝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시세가 떨어지면 아마 스팀 스달 출금하면서 접으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

내 분명 장담한다. 그런 사람은 다른 투자로도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투자라는 건 모 아니면 도다. 대박 아니면 쪽박이다. 리스크 관리라는 이름으로 어중간하게 하면 평생 어중간 할 수 밖에 없다. 투자의 귀재는, 고래가 될 사람들은 남들이 시들한 이럴 때 스팀을 주워 담고 더 열심히 글을 쓴다. 지금이 아닌 미래를 보기 때문이다.

그러다 나중에 코인 시장이 다시 오르게 되면 손절했던 사람들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하게 된다. 내가 미쳤지 그때 그걸 왜 팔았나 하면서...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 짓을 벌써 4년에 걸쳐 몇 번이고 봐 오고 있다.

스팀잇 오래 하신 분들은 잘 알 거다. 여기도 주기별로 순환한다. 남는 사람은 계속 남아서 결국 고래가 되고, 떠난 사람은 계속 철새처럼 오락가락 하며 평생 플랑크톤 신세다.

그게 바로 부자의 그릇이다. 남들이 거들떠도 안 볼 때 자신의 신념에 따라 꾸준히 하는 사람. 감성보다 이성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 지금은 기운 빠지고 힘들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억지로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 이런 사람만이 부자가 된다.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은 하기 힘든 일이며, 그래서 세상에는 부자가 얼마 없다. 대부분의 개미들은 당장의 시세에 휩쓸려 우르르 몰려왔다 우르르 몰려가며 고점에 물어서 저점에 손절하기만 거듭할 뿐이니까.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들을 때는 이걸 기억해라. 역사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하늘이 무너진 적은 없다.

그리고 시장의 끝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물어라.

"끝장의, 그 다음은?"

세상에는 끝이 없다. 끝 다음은 새로운 시작만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폭락장의 끝에는 새로운 상승장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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