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보팅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짧은 생각을 남겨봅니다.
비록 방식은 완전히 반대이나 다운보팅이 지향하는 바 또한 컨텐츠의 질을 높이고 스팀에 사람을 모으고 스팀을 살리려고 한다는 점에서 한국 스티미언들이 추구하고 있는 바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따라서 다운보팅을 하는 해외 스티미언들의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한다면 현명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HF 21/22이후 50/50 리워드가 도입되었고 지분 보유자들이 가져가게 되는 보상이 더 많아지게 되었다. 이 변화의 다른 의미는 이전에 지분 보상이 부족해서 컨텐츠 리워드를 통해 보상을 더 받아갔다면 이제는 좀 더 받는 대신에 컨텐츠 리워드는 컨텐츠를 위해 남겨주자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계속되는 보팅봇과 셀프보팅, 보팅그룹은 50/50으로도 만족 못하고 더 요구하는 행위로 볼 수도 있다. 잘잘못을 따지고 들 수도 있지만 서로 잘못된 인상을 가지고 감정싸움으로 들어가면 양쪽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스팀엔진 토큰을 소각해서 스팀으로 보팅을 받는 것은 스팀만 보유한 사람 입장에서는 가치가 유출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스팀엔진 토큰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기초자산이 되는 스팀 가격이 떨어지면 손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스팀엔진 토큰과 스팀 모두 보유한 사람은 양쪽 다 만족시킬 필요가 있다.
어찌보면 문제의 시작은 스팀엔진 보팅과 스팀 보팅이 중복되어 실행되는 것에 있기도 하다. 스팀엔진 보팅봇은 스팀 파워를 다른 곳으로 이양해서 별도로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 삼아 각 스팀엔진들이 가진 스팀 파워를 잘 모아서 한국 내에서 중앙화된 큐레이션을 활성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도 스팀을 끌어올리기 위해 큐리와 함께 중앙화 큐레이션을 했던 것을 상기해보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위해서는 나머지 50의 이익을 장기전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고래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한국 고래들이 그렇게 시작하면 오히려 우리가 해외의 어뷰저들을 다운보팅할 수 있는 명분이 강화된다. 한국발 큐레이션 혁명이 시작될 수 도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능한 큐레이션 조직이 필수적이다. 진짜 프로들이 모여서 스타 큐레이터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익명 큐레이터들이 문제를 일으키게 두어서는 안되며 실명기반, 오프라인 기반의 사람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규칙도 만들어가야 한다. 물론 큐레이션 수익의 일부는 운영비로 지급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예전부터 EIP가 실패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한 실패가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가 지금과 같은 상황 때문이다. 그럼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 다가올 암호화폐 상승장에서 스팀이 재도약할 기회는 마련할 수 있다.
사족. 이번 HF21/22를 왜 통과시켰는지에 대한 비난은 자칫하다간 자신을 향해 되돌아올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마한 모든 증인들이 하드포크 시점 이전에 HF21로 업데이트 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만약 커뮤니티 내에서 강력한 반대의견이 있었다면 증인들 중 일부는 HF20에 머물러 있으면서 반대의견을 표출했어야 했습니다. 저도 다운보팅 풀 때문에 주저가 되었지만 여러 번 의견을 묻는 자리에서 반응이 많지 않아 전체적인 커뮤니티의 의견을 파악하기 어렵기도 했고, 성공을 위한 실패 차원에서 지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성장통이 될 것이라 믿기에 글을 통해 의견을 표명하고 HF21을 통과시켰다. 이번 일들을 계기로 스팀잇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