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관성적으로 쓰이는 경제지표들

chipochipo(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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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좋은이웃 chipochipo@chipochipo 입니다.

gdp5.jpg

우리가 흔히 경제력의 척도로 눈에 못이 박히도록 접하고
귀에 못히 박히도록 듣는 그놈의 GDP...

그놈의 경제력 이야기에 빈부격차 이야기를 하면 그냥 감정적인 이슈,
복지의 이슈라고 생각하지 그게 경제의 문제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빈부격차 문제 해결 없이 경제가 좋아질수 있을까요?
설령 좋아진다 치더라고 그게 대체 누구를 위한 경제일까요?

FT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은 2014년 최고의 책으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꼽았기에 그 후 빈부격차나 경제목표에 대한
세로운 아젠다를 설정해주기를 기대했었죠.
하지만 현재까지도 그들은 economic output
즉 GDP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GDP, GDP... 그놈의 GDP 때문에 전 세계가 수십년째 방향도 못잡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 지구적으로 GDP는 성장하지만 빈부격차는 더 심해지고
선진국 중산층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선진국 정부들은 여전히 GDP 성장을 제 1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야 GDP가 좋은 지표가 될수 있겠지만
선진국에선 이미 그 효용성이 많이 떨어져버렸죠.
한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내 살림살이가 더 좋아졌다고,
더 좋은 나라가 되었다고 느낄 사람이 과연 몇 %나 될까요?

나라가 가진 자원이 대다수 국민들의 삶을 증진시키는데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목표 지표만 제대로 세웠어도 상황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았겠죠.

GDP 등, 경제정책을 세울 때 오남용되고 있는
몇 가지 전통적 지표들을 꼽아보겠습니다.


(ㄱ) 국가 눈 밖에 있는 지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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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는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이뤄지는 혹은 꼭 그럴 목적은 아니지만
어쨌든 정부 눈 밖에서 일어나는 거래를 말합니다.
시장 좌판 아줌마한테 반찬거리 사면 그게 지하경제인 셈이죠.
아줌마가 돈 벌었다고 따로 소득세 신고를 할 할 확률은 희박하니까
가정주부의 노동도 마찬가지로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정부의 힘이 약하고 법체계가 잘 세워져있지 않은 나라일수록
GDP가 경제를 잘 드러내주지 못합니다.
북유럽보다 남유럽, 북미보다 남미가 전체경제 대비 지하경제의 비율이 높고
그건 아시아 대다수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ㄴ) 측정 단위의 문제


GDP 측정은 돈, 주로 달러로 환산해서 측정합니다.
돈의 가치에 의문이 생기는 나라, 즉 공산국가에서는 GDP 측정이 어렵고
사실상 무의미한거에 가깝습니다.
돈이라는 것의 의미가 자본주의와는 다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북조선 교사 한 명의 월급이 미국돈으로 환산해서 $5라고 하면...
그걸 미국에서처럼 GDP 계산에 그대로 넣을 수 있을까요?

공산국가에서는 월급이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설명해 줄수 없습니다.
다른 물건과 서비스도 매한가지겠죠.
집을 공짜로 나눠 준다면 그 집의 가치는 0원인가요?
또 자국 화폐를 미국돈 달러로 환산할 때
어떤 기준으로 환율을 정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합니다.
북조선의 경우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이 수십 배 차이가 나는데
무얼 기준으로 계산해야 할까요?
심지어 시장 환율이라는 것 자체도 기준조차 없는데?

이런 이유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은 북한 GDP를 측정할 때
영아사망률과 곡물생산량을 가지고 추정합니다.
독창적인 발상이긴 한데 영아사망률로 추정한 지표에
GDP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는건지 좀 의문이 드네요.
또 이렇게 뚝딱 때려맞춘 추정치를 가지고 국가간 비교를 한다는 것도
제가 보기엔 좀 넌센스 같습니다.


(ㄷ)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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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는 돈으로 표현되는 부(富) 이외의 가치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환경, 치안, 문화, 여가, 복지, 빈부격차, 실업 등
이런 다양한 삶의 질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제단체들이 환경오염지수나
교육수준, 복지수준 등을 반영한 새로운 경제 개발 지수를 만들려는
노력들을 해왔죠.
하지만 여태껏 효용가치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GDP만큼 간단 명료하고 쉽게 이해되고 정치인들이 편리하게
써먹을 수 있는 지표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류의 지표들은 GDP에 비해 뭔가 덜 똑똑해보이고
덜 과학적으로, 아마추어같아 보이기 때문인것도 한몫했죠.
경제학자들은 순전히 숫자로 표현되는 것을 측정하려고 하며
'삶의 질'의 문제는 예술가나 사회학자에게 떠넘기려고 합니다.


(ㄹ) 돈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GDP로는 측정 안되는 것들


gdp6.jpg

GDP는 심지어 돈으로 표현되는 부조차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엄밀히 말해 GDP가 측정하는 '생산량(output)' 혹은 '수입(income)'은
'부(富, wealth)'와 같지가 않습니다.

특히 의식주라는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생산 뿐 아니라 여가와 유흥 등
소비를 위한 소비가 많은 현대사회 선진국가에서는
더욱 생산량과 부의 불일치가 두드러집니다.
생산량이 늘어났다고 해서 부가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죠.
그런데 경제학자나 정치인, 관료들은 모두 생산량을 늘리는 데만 골몰할 뿐
나라를 실제로 잘 살게 만드게 뭔지에는 별 관심들이 없습니다.
GDP만 좇다보니 생기는 생길수 밖에 없는 현상입니다.

사람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이 똑같이 연 3천만원씩 법니다.
(3천만원은 대충 대한민국 월급쟁이 연봉의 중앙값입니다.)
A는 그 돈을 맛있는 것 먹고 노는데 씁니다.
B 역시 버는 돈을 다 쓰긴 쓰는데 노는데만 쓰는게 아니라
집을 넓히고 집 안팎을 가꾸는데 씁니다.

그렇게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두 사람이 사는 환경은 크게 차이가 나게되죠.
똑같은 돈을 쓰는데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부가 쌓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GDP는 A와 B의 연봉을 측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연봉을 어떻게 쓰느냐는 GDP의 관심 밖이겠죠.
하지만 현실에서 더 중요한 건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 입니다.

경제학자 쿠즈네츠가 전에 이런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1962년)


"Distinctions must be kept in mind between quantity and quality of growth, between costs and returns, and between the short and long run. Goals for more growth should specify more growth of what and for what."


"성장의 질과 양은 다르며, 무엇을 위한 성장인지,
무엇의 성장인지를 우선 확실히 해야한다"

흔히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은 GDP 성장을 위해서
소비(내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 소비가 어떤 소비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죠.

술 많이 먹고 노름 많이 하는 소비가 늘어서 GDP가 늘어난다고 한들
그게 과연 쿠즈네츠가 GDP라는 지표를 만든 목적에 부합하는 소비일까요?
사람들에게 필요없는 빚을 내게 하고 필요없는 소비를 하게 해서
GDP가 늘어난들, 그렇게 100년 200년을 살아본들 나라는
영원히 부유해질수 없겠죠.

반대로 GDP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나라라고 하더라도
부는 계속 축적될 축적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GDP는 말 그대로 생산량 입니다.
생산한 것을 1회성으로 다 써버리지만 않는다면 GDP 성장률과는 별개로
나라와 국민생활은 계속 부유해질 수 있겠죠.


앞으로의 정권은 국민생활향상에 필요한 실제적인 가치들을
실현까지는 아니더래두 고민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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