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어느날 양재 시민의 공원에서
청이 홍이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
늘 곁에 있어줄 것만 같지만 우리들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아가들과의
순간순간을 사진 속에 담아두고 싶어서 기회가
될 때 마다 찍기로 한 가족 사진
햇살이 가득했던 그 날의 푸르른 공기가
아직도 코 끝을 맴도는 듯하다.
작가님을 향해 달려가는 청이. 뒤에서
어이없어서 빵터진 홍이와 우리 부부
왜 달려가냐면 작가님이 간식을 들고 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티즈라는 종 자체가 폐쇄적인 성향이 있어서 타인에게
경계심이 심한데 간식 하나에 홀랑 작가님께
뛰어가던 청이가 너무 웃겼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스냅사진은 사실 쉽지 않다.
작가님이 아주 고생하셨다.
디렉팅에 따라 우리는 원하는대로 포즈를 취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쉽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데 나는 그 모습들이 더 좋다.
신랑의 뽀뽀를 피하는 청이.
우리 둘 스냅도 찍어주셨다. 붓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공원에서 이런거 오글거린다며 싫어하면서도
또 웃고 있는 우리. 즐거운 추억이 됐다.
내가 정말 가장 사랑하는 우리 가족 사진.
미리 준비해간 피크닉을 표현하기 위한 소품과 꽃들을 늘어두고
마침 적절하게 작가님을 청이홍이 모두 응시해줘서 잘 나온 사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서처럼 죽기 전 삶에 가장 행복한
순간을 꼽아 가져갈 수 있다면 이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아기 공주 홍이. 증명사진처럼 찍고
싶었는데 기대보다 더 잘 나왔다. 히히
곧 9살을 앞두고 있는 아가들이 내 눈에는 늘 아기같다.
영문도 모른 채 우리에게 잡혀서 사진 찍힘을
당하고 있는 청이 홍이.
작년에도 샵에서 가족사진을 찍었었는데
공원에서 찍었던 이 사진들의 느낌을 더 좋아한다.
내 공간인 샵도 사진에 남겨두고 싶어서 했던 선택인데
폐쇄된 공간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아가들이 많이 불안해했던 것 같아서 미안하다.
서울에 이렇게 근사한 공원이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그 이후로 한번도 다시 안들렀지만.
언젠가 다시 들러서 또 가족 사진을 찍고 싶다.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가게 되면
이 사진은 인화해서 걸어두고 싶다.
내 작은 우주.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하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