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2kg도 안되는 이 작은 털뭉치들은
우주보다 광활하고 무궁무진하다. 보호자로서 자각을 갖고
산책, 건강관리를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만큼 해주지 못해서
늘 미안하다. 그래도 앞으로도 우리에게 수 많은 시간들이 있으니
더 노력해야지. 샤워하다가 문득 다시 아가들과 산책을 맘껏하는
계절이 시작돼 참 좋다고 생각했다.
7살이 되서야 처음으로 바다를 본 청이 홍이.
예전에도 몇 번이고 들렀던 해운대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모래의 촉감이 이상했던지 디디고 싶어하지 않아했다. 귀여워.
발가락을 딱 벌리고 산책을 보이콧 하고 있다. 하지만 조용히 기다렸더니
조금씩 모래사장을 걷기 시작했다. 이제는 제법 모래도 좋아한다.
작년 즈음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함을 뼈저리게 깨닫고
기회가 닿을 때 마다 부지런히 많은 곳들을 다녔다.
우리만의 세상 같았던 송도의 수레국화 꽃밭
항상 아름다운 풍경을, 눈여겨 보지 못했던 것들을 살필 수 있게
해준 너희들에게 참 감사해.
전주에서 가족사진. 히히 그래도 전국에 많은 곳들을 함께 부지런히 다녔다.
뼈가 약한 편인 홍이는 어느정도 산책을 하면 안으라고 명령한다.
넙죽 주인님의 지시를 받들어야한다. 가끔은 안아달라고 할 때가 됐는데
나를 찾지 않고 혼자서 씩씩하게 걷고 있으면 왠지 내가 서운하다.
에너지 넘치는 청이는 신랑과 함께 항상 달린다.
여러 장 사진을 찍어서 확대해보면 청이는 늘 웃고 있다.
누군가의 행복으로 나까지 행복해지는 순간들이 참 좋다.
다시 들렀던 바다. 이번에는 광안리. 전과 달리 청이는 막 질주했다.
눈 앞에 펼쳐진 탁 트인 풍경이 좋아서였을까 아가들이 유독 더 신나했다.
바다 가까운 곳에서 나고 자라 환상이 없는데도 아가들을 보고 있으면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맘껏 흙을 밟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냄새를 맡고
나를 향해서 저 멀리서 우다다다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 눈이 시릴정도로 행복하다.
늘 뭔가에 쫓기듯 불안해하고 비교하며 살아왔었는데
건강한 지금의 순간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아가들을 통해 배웠다.
종종 언젠가 내 곁에 이 아이들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매번 가슴이 먹먹해져오지만. 처음 청이 홍이를 만났던 날로 돌아가서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나는 망설임없이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할 것이다.
사람에게도 연이 있듯이. 우리들도 정말 엄청난 연으로 이어져있지 않을까?
청이 홍이와 함께 하고 나는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 변화가 좋다.
오래오래 아름다운 계절들을 누리면서 함께 걷고 싶다.
지금의 이 순간들에 감사하고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면서.
내가 더 잘할게.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