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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7739 님과 댓글로 토론을 하다가 내용이 길어 질 것 같아 별도의 글로 올립니다.
https://steemit.com/kr/@woo7739/18-20160908-steemit-digest-korean-language
현재 스팀의 진로와 관련해 투자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로 시작했다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스팀을 사용하게 되는 동기는 무엇일까, 이 사용자가 스팀에서 계속 활동적인 사용자로 남기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SNS(Social Network Service) 라는 서비스의 범위에 세가지 정도의 다른 유형의 서비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유형들이 항상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고 상호의존적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퍼블리쉬형
어떤 컨텐츠를 생산하는 특정의 생산자가 있고 이를 소비하고자 하는 다수의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형태.
대표적인 것이 블로그일 것이고, 스팀도 현재의 형태는 주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컨텐츠가 반드시 텍스트 위주일 필요는 없고, 비디오나 오디오 위주가 되어도 가능합니다. 컨텐츠 생산자들이 더 인기있는, 더 질이 높은 컨텐츠를 생산해서 더 많은 오디언스를 확보하고자 하면 생산자들간의 경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소셜형
개인들간의 소통을 위주로 한 커뮤니케이션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형태입니다. 대표적인 것인 페이스북이죠. 물론 페이스북이 퍼블리쉬형으로 사용하거나 커뮤니티형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페이스북의 인기가 올라갔던 것은 개인들간의 소통을 매우 편리하게 해준 덕분이었습니다. 카카오톡도 이런 개인소셜형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개인소셜에서는 컨텐츠의 전문적인 퀄리티나 인기가 주 동기는 아닙니다. 아주 개인적인 안부를 서로 묻고, 친구들의 근황을 알 수 있고 소소한 사는 이야기들을 격식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더 중요합니다. 서로 안부 묻는 댓글에 누가 더 잘 물었는지 투표를 한다는건 의미가 없겠죠.
커뮤니티형
커뮤니티형은 퍼블리쉬형의 정보공유와 회원들간의 활발한 수평적 소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형태입니다. 대부분 특정한 참여목적과 동기가 있고, 이를 얼마나 커뮤니티에서 얼마나 잘 실현할 수 있는지에 따라 성공이 결정됩니다. 성공적인 커뮤니티는 회원들이 동의하는 룰을 관철하는 주체가 있지만, 자발성에 기초한 공유정신과 평등한 회원들의 권리행사가 매우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community 라는 단어자체의 어근인 commun 이 이러한 공유성과 평등성을 잘 표현합니다.
왜 구분을 하나?
어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이러한 유형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러한 유형별 사용자들의 이용동기가 다르고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틀리기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이 모든 요구를 다 만족하기는 힘듭니다. 특히 초창기에는 더욱 그렇겠지요. 페이스북처럼 이미 유저가 엄청 많아서 네트워크 이펙트가 강하게 되면, 세가지 기능 모두 다 잘 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팀의 경우에 이 세가지 유형의 사용동기나 서비스 유형을 모두 만족시키려고 한다면, 포커스를 잃을 위험성이 더 높습니다.
현재의 스팀의 구조상 가장 잘 맞는 유형은 무엇일까?
일단 개인소셜형은 기존 sns 에 경쟁상대가 안됩니다. 개인소셜형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네트워크의 사이즈입니다. 이미 친구들이 다 가입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하지요. 어디 듣보잡 가입해서는 서로 소통도 안되고 답답해서 못씁니다. 이게 한번 대이동이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싸이에서 페이스북으로 유저들이 왜 이동했을까요? 기존의 서비스가 사용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수용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경쟁자가 이것을 적확하게 해결할 때 한번씩 대이동이 일어납니다. 과연 스팀은 현재 페이스북의 개인소셜형의 기능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욕구를 페이스북보다 훨씬 더 잘 해소시켜줄까요? 보상을 준다는 것은 주 동기 부여가 안됩니다. 그리고 이런 개인적인 안부 글들에 대해 보상을 준다는 것도 현실성도 없고, 실제로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개인간의 연결은 채널들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이 필수적인데 스팀에는 없습니다. 만들면 되겠지만, 이런식으로 기존 서비스의 기능을 몇개 카피한다고 경쟁력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커뮤니티형은 가능할까요? 커뮤니티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발적인 공유정신입니다. 만일 땡글에서 제가 돈 받고 글을 올렸다면 지난 몇년동안 그 정도의 글을 올릴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경제적 이해관계로 보면 말이 안되는데, 그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자발적인 공유정신입니다. 반대로 인기투표에 의한 돈주기 문화가 주가 되면, 이러한 자발적 공유정신이 홰손되고 돈냄새만 나는 커뮤니티로 전락합니다. 물론 수고한 사람들에게 팁을 주거나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이게 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더 결정적으로 커뮤니티가 이루어지려면 회원들의 평등한 권리가 필수적입니다. 물론 일부 모더레이터가 필요하지만, 이들의 권리도 절대적이 되어서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수 없습니다. 만일 제가 땡글에서 지분이 많다는 이유로 다른 신규회원의 수천배, 수만배의 표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커뮤니티는 활성화될 수 없습니다. 권력많은 사람들의 눈치만 보게 되고, 스스로의 무력함 때문에 실망하기 쉽상입니다. 지분에 (또는 그것의 제곱에) 비례한 컨텐츠에 대한 투표권 행사는 커뮤니티의 기본정신과 배치됩니다.
그렇다면 예상할 수 있듯이 스팀이 그나마 가장 현실적 접근이 가능한 유형이 퍼블리쉬형이겠지요. 기존 서비스들은 광고수입에 의존하거나, 컨텐츠를 소비하는 주체가 직접 돈을 내야만 하는 구조인 반면, 스팀은 참여자들이 아무런 부담감없이 그냥 투표만 하면 되니까요. 언뜻 아주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프리카 티비나 팬들이 직접 돈을 내는 서비스들이 인기가 있는 것은 팬덤문화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돈을 내는 것은 단순한 비용지출이 아니라 팬으로서의 자신의 커밋트먼트를 보여주는 자기만족 행위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돈을 내서 그 스타를 지원하는 것, 그리고 그 스타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 이것 자체가 하나의 소비행위이고 그것을 즐기는 것입니다.
지금 스팀에서는 그것을 투표로 바꾸는데요, 이 투표자체에는 커밋트먼트가 없습니다. 자신이 돈을 내서 스타에게 지지를 보내는 만큼의 쾌락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무력함을 더 느끼게 됩니다. 자신이 투표한 것은 사실상 아무런 현실적인 의미도 없습니다. 어짜치 고래눈에 들어야지요. 나의 선호도가 아닌 고래의 선호도에 의해 선정될 뿐입니다. 그래도 투표갯수라도 늘릴 수 있지않나 이런 자족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스팀에서 투표갯수는 그야말로 허수입니다. 조금 눈여겨 투표수를 조사해 본 사람이면 얼마나 많은 봇들이 패거리처럼 몰려다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중복어카운트가 수도 없이 늘려있습니다. 1-2천불씩 밸런스를 가진 봇들이 수십개씩 떼를 지워 1-2초내에 보팅을 합니다. 좀 과장하자면 파워업 안한 유저는 스팀에서 그야말로 아무런 의미없는 그냥 무가치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 와중에서도 약삭빠르고, 고래들의 취향과 봇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면 어느정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팬덤 문화와는 관계가 없어집니다.
그렇다면 스팀은 미래가 없나?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일반 사용자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었고, 컨텐츠에 대한 보상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점은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수수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점도 매우 큰 장점이구요.
하지만 메이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경쟁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입니다.
일단 지분구조, 보우팅 파워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 임시 방편의 모든 해결책은 별 신통력을 못 부릴 겁니다.
그렇게 하고 난 다음 포커스를 맞출 대상에 맞게 최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