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writing]고민에 대하여

angelmin(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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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란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우는 행위이다.
그 괴로움의 시간 뒤에는 현명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떤 사람들은 고민하는 것의 의미나 가치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고민이란 괴로움과 고통이 더불어 생긴다는 점만으로도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기 위한 잠시의 시간을 가질 때
'고민과 생각'을 구분해 나를 괴로움으로부터 멀리 떼어 놓곤 한다.
보통 '고민'이라는 말을 사용하거나 들었던 때를 떠올려보면,

  1. "내가 그 사람에게 A라고 말해야 할지 B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이야."
  2. "나는 A를 더 할지 아니면 B에 집중할지 고민이야."
  3. "나는 A를 입어야 할지 B를 입어야 할지 고민이 돼."

나의 일상 속에서 고민이라는 말의 용례를 1, 2, 3의 문장으로 꼽아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생활 속 어떤 용례를 가지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진다!)

1과 같은 말은 보통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 때, 내 의도와 생각을 보다 오해 없이 '잘' 전달하고자 할 때이다.

2와 같은 말은 유한한 시간 동안 최대한 '효율적'으로 할 일을 계획하기 위해 어떤 것을 포기하고 또 선택할 때이다.

3과 같은 말은 어떤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취해도 좋고, 취할 수 있지만 '보다 나은' 하나의 선택지를 결정할 때이다.

살펴보면 1, 2, 3 모두 공통적으로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
유한한 시간 속에서 유한한 선택을 해야 할 때 '갈등'의 감정과 함께 '고민'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같다.

삶에서 유한성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떼어낼 수 없는 것이기에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현재 상황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 사용한다는 것은 유의미한 지점이다.
'고민'이라는 녀석 자체는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우는 상태를 만들지라도
그 행위의 주체는 '긍정적인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그렇다.
그렇다면, 나를 위한 고민을 우리는 좀 더 즐겨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일반적으로 고민된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고민'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다만 조금 깊이 생각한다고 할 뿐이다.

나에게 고민은 인지의 과정에서 판단의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갈팡질팡 어리둥절하는 상태에 가깝다.
그래서 고민은 어떤 것에 대하여 골몰히 생각하고 또 그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내가 고민을 좋아하지 않는 지점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고민을 한다고 해서 꼭 더 나은 상태로 변화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항상 좋은 날, 좋은 일만 찾아오는 것은 아닐 테다.
예기치 않은 일들과 사람을 맞이하거나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살면서 부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그런 안 좋은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
좋은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옮겨서 실천해야만 한다. 그 과정이 탄탄하고 속도감이 있을수록 좋다.
그러면 그 선택이 좋은 선택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고민하기 대신에 좋아하는 것은 행동 선택지를 만들고, 빠르게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다.

  1. 현재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가 바라는 바를 생각한다.

  2. 내가 바라는 바에 도달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한다.
    그 선택지는 단일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세 개 정도를 생각한다.

  3. 가령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A, B, C라면, 가장 끌리는 것(우선순위)을 먼저 실천에 옮긴다.

  4. 만약 단 번에 바라는 바에 도달했다면 행운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엔 긴 망설임 대신 차선책인 B를 실천한다. 바라는 바에 도달할 때까지 이 과정을 거친다.

조금은 딱딱하고 기계적일 수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이러한 판단과 실천을 과정을 거치면
생각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민의 고통을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위의 5가지 방법은 직접 텍스트로 기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선택으로 인한 결과에 대해 '만족하기'이다.

우리는 1에서 파악한 것을 토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2에서 생각하였고,
우선순위에 따라 실천에 옮겼다. 대체로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바라는 바에 도달하겠지만
때때로 마음처럼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저도 우리는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하여 실천했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를 우리가 다독여주지 않는다면, 그 누가 우리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과정이 모두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점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 해 실천했다는 점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잘 했고, 또 이전보다 나아갔다고 생각한다.

높고 예쁜 산은 누구나 오르고 싶고, 누구나 쉽게 우러러볼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그 산을 향하여 '한 걸음'을 내딛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로 나뉜다.
오르다가 정상을 다 찍지 못하면 어떠한가.
비록 정상은 아니어도 '그만큼' 올라본 사람은 한 발짝도 떼지 않은 사람과 다르다.
그리하여 세상에는 그 산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로 나뉜다.

그 언젠가 우리가 한 데 모여
각자 자기 마음에 품고 있는 산들에 대하여
마주보며 꺼내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