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꾸민 개인까페는 단순히 커피라는 음료를 즐기는 곳 이상의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개인마다 그 의미는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답답하고 분주했던 집안생활에서의 전환,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 정신이 또렷해지고 집중되는 느낌이 들어 좋다- 정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아이를 데리고 까페를 가게되면 저런 여러가지들을 즐기기가 쉽지 않다.
차분함속에 들뜨는 특유의 기분을 느끼긴 커녕, 아이가 뭐라도 만질까 노심초사하고 접시를 떨어뜨리진 않을까, 소리를 지르진 않을까, 이것은 누구를 위한 까페 나들이인가 같은 생각들이 들곤 한다. 모든걸 100%완벽히 통제할수 없으므로, 여러모로 눈치 볼 일이 많다.
그렇기에 까페를 가면 까페의 구조나 멋스러움, 맛 같은 것들 외에도 나도 모르게 살펴보는게 있다.
바로 까페 주인이 아이를 보고 미소를 짓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여부이다.
아이는, 특히 꽥꽥 소리를 지르고 동분서주하는 어린아이는 키즈카페를 제외하고 모든 요식업계의 요주의 대상이 아닐까 싶다.
음식이나 음료를 나르다 애가 부딪혀 흘렸는데 애엄마가 오히려 적반하장 소리지르다 갔다는 류의 이야기를 다들 한 두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기에, 아이가 걸을 수 있게 된 이후 까페를 다니는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염려를 염려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까페주인분들이 아이를 보면(내가 메뉴를 물어볼땐 굉장히 사무적이다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무장해제되곤 하였다. 그러면 똑같이 한 명이 아이를 전담하고 나머지 한 명은 사진을 찍고 까페를 둘러보고, 할 일을 한다 해도 마음에서 느껴지는 여유의 수준이 달랐다.
오늘은 까페 주인분이 초코파이를 하나 선물로 주셨다. 조금 부담스럽지만 비싼 물건이 아니기에 감사히 받았다. 그리고 약간 의외란 생각이 들었다. 나의 미소감별법(?)에 반대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이분 포커페이스셨는데... 그래서 나는 필살 뽀로로 틀어주기를 하고 있었는데...
마음이 놓여 이후로 아이와 함께온것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은채 책도 읽을 수 있었다. 카페를 즐기기 위한 시험을 통과한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이도 딸기우유와 함께 시킨 빵을 먹으며 즐거워하고, 가습기에서 나오는 연기를 연신 신기해하며 충실히 아내의 촬영모델 역할을 수행했고 만족스럽게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눈쌀찌푸리는 부모가 되지 않는건 참 여러모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의 장소와 기대에 따라 그 기준이 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눈치껏 요량것 잘 파악해야 한다. 그래도 단서가 없으면 어쩔수 없이 제일 높은 기준에 맞추어 아이를 통제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애를 예뻐해서 주었건, 뽀로로만 보고있는 애가 불쌍해서 주었건, 오늘 카페주인의 500원짜리 배려가 참 고맙기 그지없었다.
물론 그 초코파이는 애 엄마가 먹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