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갈등.
이 시대 유부남들의 고충가운데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 녀석.
우리 엄마는 안그러겠지, 우리 자기는 괜찮겠지, 싶었던 남자들에게
결혼생활의 암초처럼 이녀석은 은밀하지만 어느새 피할수 없는듯한 절망적인 느낌으로 남자들 앞에 다가온다.
우리 교수님, 그러니까 상담을 30년가량 하신데다 심지어 부부상담이 주요 상담분야셨던 교수님께 여쭤보았던 적이 있다.
내가 한창 골머리를 앓던 그러니까 17년도쯤이었을것이다.
보조석에 앉아있는 내게 한마디 하셨으니
"해결하려하지 마라- 너가 해결할 수 없다-."
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 말이란말인가...
어차피 할수 있는건 없으니
고부갈등 앞에 무력한 남편은
목을 쭉 뺀체 가정이 불바다 되는것을
구경하고만 있으란 말인가...!
(참고로 그 불지옥 한가운데로 자연스럽게 남편의 자리가 옮겨짐☆)
나는 현재 결혼 4년차이다.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다.
주말간 어머니댁과 함께 1박2일 놀러가기로 한 우리 가족.
문제는 내가 출발날 오전에 일정이 있어 출발이 늦는다는것인데 이때 아내와 아이가 어머니네와 함께 일찍 출발하느냐, 아니면 나와 같이 늦게 출발하느냐의 선택지가 존재했다.
나 없이 어머니와 있을때 50% 확률로 상당한 주관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이므로 당연히 나와 같이 가는것으로 이야기를 마쳤지만 아직 이야기는 안된 상태.
오늘 셋이 함께 있는 시간이 있어 이때다 싶어 컴펌을 하고자 말문을 열었다.
나 : "이번에 저 늦게 갈때 애기랑 챙겨가지고 같이 갈께요~"
어머니 : "아 진짜?? 같이 일찍 안가고?"
아내 :
난 당연히 여기서 아내가
'네~^^ 일마치는대로 같이 갈께요~'
같은 식으로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아내 :"아니에요~ 일찍 같이 가요~ 저도 거기 가보고싶었는걸요 안가봐가지구요."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 -
순간 어이가 없어서 입모양으로
'나중에 딴말하지마라 ㅡㅡ' 라고 의사전달을 했다.
이랬다가 나중에 혼자 개고생하고 와서 툴툴대는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름 이야기 할 찬스를 만들어서 나중에 딴말 없도록 삼자대면 상황에서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 무슨 배신이란 말인가.
하지만 나중에 이야기를 해보니 배신자는 나였다.
이유인즉슨 어머니가 빤히 자기를 보는 그 순간에, 기대를 저버리는 말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부담된다는 것이다.
그거 본인 성격문제 아니야?
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서로 고치려드는 연애시절에 할법한 이야기이고, 부부가 서로의 성격을 감안하지 못하고 행동했다는건 그 자체로도 잘못이다.
그렇게 나는 결국 이번주 주말에 예견된 참극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남편이 되고 말았다.
아아 토요일에 무슨 일이 닥칠지...
신이시여 어째서...
제발 6시간만 별일 없길...
나와 어머니가 독대를 하는 상황에서 컴펌을 했어야 했다.
무튼 주말의 새드엔딩을 직감한 아내 역시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았고
나는 지금 치즈닭발을 완성했다.
결혼하고 살이 찌는덴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