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과 이불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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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내게 ‘멘토링 상담’을 신청했다. 장학금 신청을 하기 위한 제도인 것 같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도 천성적으로 맞지 않는데, ‘멘토링 상담’이라니, 처음엔 거절했다가 이게 뭐라고 굳이 거절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가르쳐’ 본 것은 대학에 합격하고 미술학원에서 입시생을 봐주는 ‘알바’였는데, 그때 절대로 선생 같은 것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돈’ 때문에 겨우 했지만, 남에게 뭔가를 가르치거나 조언하거나 하는 것은 천성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었다. 몸에(마음에) 두드러기가 난다.

누군가 나에게 길을 물었을 때 ‘알려주는’ 것 정도는 두드러기가 일어나지 않는다. 학생들과 수업할 때도 심드렁히 길을 알려주는 느낌으로 하지 않으면, 조금이라도 선생 흉내를 내고 아는 척을 하면, 곧바로 마음에 두드러기가 난다. 그 두드러기 때문에 밤에 잠자리에 들면 이불을 뒤집어쓰고 창피해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여하튼 ‘멘토링 상담’을 하면서 뭔가 멋진 말을 해줘야겠다는 욕심이 일어났다. 욕심으로 끝났으면 괜찮았을 텐데, 결국 그 ‘멋져 보이려는’ 말을 하고 말았다. 그 욕심의 대가는 물론, 잠들기 전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 덧 1.
그래도 내게 ‘멘토링 상담’ 같은 것을 신청한 학생이 무사히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여, 나중에 넌지시 물어봐야겠습니다.

// 덧 2.
오늘 행사에서 인사말 혹은 사회를 봐야 하는데, 이 역시 꽤 두드러기가 나는 일이라 오늘 밤에도 이불속에서 소리를 질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