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Words
177
Reading
1 min
Listen
Play
8y

15년 전부터 수업시간에 통일을 주제로 간단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고 발표하는 실습을 해왔다. ‘통일’의 범위를 넓게 잡았지만 그래도 통일하면 남북통일이 떠오르는지 학생들은 남북통일을 주로 다뤘다.

매년 통일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늘어갔다. 학교의 ‘위치’에 따라 그 비율은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그랬다.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을 숭배하는 마몬주의(자본주의) 사회답게, ‘돈’이었다. 찬성하는 학생들도 경제적인 이유를 꼽았다.

‘한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한다는 이유가 적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국가와 민족은 인류가 빨리 버려야 할 낡은 개념이 되었다. 국가와 민족을 중요시하는 집단일수록 자연스레 다른 국가와 민족을 배척하게 된다.

‘돈’(경제적 이유) 때문에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학생들은 스스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뿌듯해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발표했다. 그 논리는 조중동의 사설에서 흔히 봤던 것이었다.

‘돈’ 때문에 통일을 반대한다는 학생들을 보는 것이 싫어서 이제는 그 실습을 하지 않는다.

어떤 손해를 보더라도 남북이 통일을(최소한 종전선언) 반드시 빨리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분단을 이용해서 이득을 얻는 세력들이 ‘평범한 시민’들을 겁박하는 수단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다. 자그마치 65년 동안 우리는 ‘분단’과 전쟁을 들먹이는 집단들에게 겁박당해왔다. 지긋지긋하지 않은가.

// 덧.
노파심에 추가하자면 이 글의 주제는 '통일'이나 '돈'이 아니라, '분단'이나 '통일(종전)'을 이용해 사람들을 겁박하고, 금융자본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이득을 취하려는 시스템에 대한 비판입니다.

종전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