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로 보이는 두 남녀가 나란히 앉아있다. 그 건너편에는 5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앉아있다. 50대 남자는 한 손에 와인잔을 들고 '젠틀하게' 말하고 있고 20대 남녀는 깍듯하게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
그 20대 남녀 둘은 좀, '너무' 깍듯하다.
*'바퀴벌레들이 모여드는 것처럼', 그 식사 자리에 50대 남자들이 한 명씩 차례로 도착했다. 총 5명이 되었다. 그들이 도착할 때마다 20대 남자는 벌떡 일어나 자신의 자리를 50대 남자에게 깍듯이 양보했다.
주위를 신경 쓰지 않는 50대 남자들의 중저음 목소리는 식당을 점령하며 퍼져 나가기 시작한다.
50대 남자 한 명이 옆에 앉은 여자에게 묻는다.
“몇 살이지?”
잘 모르는 사이지만, 자신은 반말을 해도 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27살입니다.”
20대 여자는 ‘~입니다.’라고 딱딱하고 깍듯하게 끝맺음을 했다. 그 말투를 통해 질문을 던진 남자와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의도를 드러냈으며, 이 자리는 공적인 자리라는 것을 알렸다.
50대 남자들은 차례대로 끊임없이 말했고 20대 남녀는 여전히 깍듯하고 경직된 태도로 아무 말 없이 그 말을 들었다.
50대 남자들은 차례대로 끊임없이 격려를 빙자한 자기 자랑을 했으며, 충고로 위장한 하소연을 했다.
20대 남녀는 여전히 묵묵히 깍듯하게 그 말을 들었다.
50대 남자들은 프랑스 요리와 와인을 마시는 회식 자리를 20대 남녀에게 ‘베풀어’ 준 것을 흡족해했다. 자신들은 다른 50대 남자들과는 달리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맞다. 그들은 다른 50대 남자들과는 분명 ‘다르고’ ‘세련되게’ 자신의 권력을 즐기면서 직장 후배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_덧.
*'바퀴벌레들이 모여드는 것처럼'은 나가면서 식당 매니저에게 들은 말이다. 이 상황과 매우 잘 어울려서 인용했다. 그들은 식당에서 여러모로 매니저를 힘들게 했던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