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을 즐긴다. 다른 문물을 체험하고 견문을 넓히는 전통적 여행보다 극소수 자본가의 이익을 위한 상품, 여행의 소비자가 되었다.
생존을 위한 고달픈 삶에 지칠수록 정신적인 휴식을 위해 여행을 간다. 경제적으로 현대인들은 조선시대의 왕보다 더 풍족하고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렇지만 삶은 점점 힘들다. 경쟁은 더욱 심해진다. 온갖 미디어에 등장하는 멋진 집, 자동차, 음식, 옷, 여행 장면 들은 상대적 빈곤함을 '깨닫게 '만든다.
집과 직장, 그리고 잠시 즐기는 주말. 이 쳇바퀴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곳은 벗어날 수 없는 감옥과 같다. 미디어는 열심히 돈을 모아서 여행을 떠나라고 유혹한다. 잠시나마 이 감옥을 벗어나 삶을 즐기라고 부추긴다.
모범적인 성실한 사람들은 1년 동안 모은 돈으로 영화나 드라마, 광고, 소셜미디어에서 보던 아름다운 해변, 리조트, 야경을 보러 간다.
하지만 그곳은 가공되고 조작된 시뮬레이션이다. 리조트에 있는 통나무집의 통나무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으며, 아름다운 해변과 산책로는 인위적으로 ‘디자인’된 무대 세트다.
모범수가 잠시 가석방되는 것처럼, 극소수 자본가(채권자)의 채무를 대신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한 모범적인 사람들은, 극소수 사업가가 만들어 준 여행상품(시뮬레이션) 속에서 잠시나마 감옥에서 해방되는 환상을 즐긴다. 그 환상은 다시 감옥으로 되돌아와 사업가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준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감옥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잠시 가석방되는 순간이 여행이라면, 감옥에 살면서 잠시 가석방되는 것보다 감옥을 부숴버리고 내가 사는 이곳을 ‘여행지’로 바꾸는 것이 낫지 않을까.
// 덧.
비행기 배기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밝혔다. NASA는 1975년부터 20년간 미국 상공의 기후와 구름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항공기 증가와 비례해 새털구름의 양이 늘어난 사실을 밝혀냈다.
NASA는 "제트엔진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수증기가 공중에서 얼면 새털구름으로 변한다"면서 "새털구름은 지표열의 방출을 차단하는 온실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구를 위해, 아니 인류의 생존을 위해 비행기를 이용하는 인위적인 여행(가석방)을 줄이는 것을 고민할 때가 된 것 같다.
우리가 지구를 파괴하면서 즐기는 모든 행위가 여름의 폭염과 겨울의 혹한으로 그대로 되돌아온다. 지구 생태계는 무서울 정도로 공평하고 공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