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쯤 되었을까. 밖에 시끄러운 대화 소리가 들려서 베란다로 나갔다. 가로등 아래 2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 셋이 모여서 ‘히히덕’ 거리고 있었다. 겉모습에 신경 쓴 평범한 인상이었다. 건달이나 깡패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 옆에 2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지나갔다. 그러자 남성 한 명이 ‘우끼히리릭’하는 소리(정말 이렇게 들렸다)를 내며 그 여성 뒤로 덮치듯 달려갔다. 다행히 여성은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 그 사실을 몰랐다.
남자는 그 여성 뒤에 바짝 다가가 멈췄다가 다시 무리에 합류했다. 수컷 사피엔스 셋은 낄낄대며 웃었다. 전혀 모르는 지나가는 여성에게 ‘장난’을 친 것이었다. 물론 그 ‘장난’은 폭력(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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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난데없지만, 저런 수컷 사피엔스들과 ‘상식적인’ 보통 사람들이 똑같은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며 불평등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공화주의자 쑨원(손문)은 민주주의를 ‘공부’하러 미국에 간 적이 있었다. 그는 미국의 선거제도를 공부하면서 피선거권자뿐만 아니라 선거권자 역시 몇 년 이상 정치학습을 한 후에 선거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의제(간접 민주주의제)의 맹점 중 하나를 비판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