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쪽에 몇 자리가 비어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버스 안이다. 60~7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 한 명이 버스에 올랐다. 노인은 비어 있는 뒷자리에 눈길을 주지 않고, 내리는 문 바로 옆 노란색으로 표시된 노약자석으로 똑바로 걸어갔다.
그 자리에는 20대 정도로 보이는 청년이 앉아 있었다. 청년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다가오는 노인을 보았다. 청년은 무릎에 얹은 큰 배낭을 들고 아무 말 없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인 역시 한마디 말이나 아무런 표정 없이 청년이 양보한 노란색 노약자석에 앉았다. 그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노약자석은 당연히 그 노인의 자리였다. 청년은 배낭을 메고 노인이 앉은자리 바로 앞에 서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그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20~30여 년 전의 풍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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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노년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 '여기에 앉으세요.'라고 말을 한다. 노년은 웃으면서 '고마워요'라고 말하며 그 자리에 앉는다. 노년은 청년이 든 짐을 달라고 말한다. 청년은 웃으며 괜찮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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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노약자석'은 아마도 적지 않은 노인에게는 '내 자리'라는 것을 보장하는 표시인 것 같다.
노란색 노약자석, 핑크색 임산부석을 구분하여 표시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서로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내주고 받는 모습을 보니 사람이 아닌 기계인형처럼 보인다. 편견이겠지만, 그 노인은 그 청년에게 '여기 내 자리니까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