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2015), 인페르노(2016),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
최근에 나온 이 영화들은 등장하는 빌런들의 악행의 목적이 같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영화 속 악당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단지 생존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려고 한다. 이 논리는 그럴듯하기 때문에 악당들은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마치 독립투사처럼 강한 신념을 가진다. 악행의 이유가 설득력이 있을수록 관객들이 영화 속에 몰입하기 쉽다.
실제로 한 연구에 의하면, 유한한 지구 위에서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과 조화를 이루며 쾌적하게 살기 위해서는 20억 정도의 인구수가 적당하다고 한다. 지금 인구는 그 한계를 세배 이상 넘었다.
이 영화의 빌런들은 이런 논리로 인구수를 급격하게 줄이려고 한다. 상업적인 영화들이라 그냥 별생각 없이 즐기면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걸린다.
특히 이런 악당들을 '아나키즘' 성향이나 '아나키스트'로 구분하는 장면은,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아나키스트'는 '테러리스트'라는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준다.
누군가를 살려내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것,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정신'은 아나키즘과는 정반대다. 아나키즘은 개개인을 소중히 생각한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는 것은 봉건적이고, 집단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이다. 아나키즘은 이런 집단적인 사상에 반발해서 나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런 집단주의는 '집단적'이지 않다. 이런 집단주의들은 소수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민중을 희생시켜 왔다.
캡틴 아메리카는 마치 미국의 국가주의적 상징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많은 인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동료 한 명(비전)을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이를 반대한다.
"We don't trade lives."
"우리는 생명을 저울질하지 않아."
캡틴 아메리카가 진정한 아나키스트다.
// 덧.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그렇게 진지한 포스팅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