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하고 따스한 봄날, 한 고풍스러운 멋진 카페에서 20대 정도로 보이는 상큼한 미모의 여인이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홀로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고 있다.
그 여인과 몇 테이블 떨어진 곳에 ‘미대 출신’ 남자 셋이 앉아있다. 그 남자들 중 한 명이 노트를 꺼내서 그 ‘혼자 있는 미모의 여인’을 몰래 스케치한다.
남자들은 그 스케치와 여인의 조형적인 모습에 관해 ‘예술가적’인 얘기를(품평을) 나눈다.
아마도 30여 년 전에는 ‘낭만적’인 풍경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도 아니고 지금도 아니다. 미대 출신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는 그 남자들은 여자를 물건(品)으로, 객체로 취급하며 그 '품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것은 '예술'로 포장한, 오랜 옛날부터 일상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전형적인 인간의 사물화(事物化)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