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의 아이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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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와일러 비슷한 개였다. 아주 짧은 검은 털로 덮인 근육질의 중형견이다. 그 개처럼 건장한 남자가 이 개의 목줄을 바짝 잡고 걷고 있었다.

근처 잔디밭에는 대여섯 살로 보이는 아이와 젊은 부부가 놀고 있었다.

검은 개는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그 ‘꼬물거리는’ 아이를 발견했다. 검은 개는 꼬리를 내리고 그 아이를 향해 조용히 빠른 걸음으로 전진했다. 사냥감을 발견한 개의 전형적인 본능이었다. 건장한 남자는 개를 잡아챘다.

아이는 그 모습을 보고 살짝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지 뚫어져라 그 개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불안한 부모는 아이가 개를 뚫어져라 쳐다보지 못하도록 시야를 가렸다.

개가 짖을 때는 오히려 덜 위험하다고 한다. 짖는 것은 상대에게 겁을 먹고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이지만 꼬리를 내리고 조용히 접근하는 것은 상대를 ‘사냥감’으로 보는 본능이 발동한 행동이라, 아이와 몸집이 작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개에게 더 많이 물리는 이유는 ‘사냥감’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산책로에는 개에게 목줄을 채우라는 작은 표지판만 있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큰 현수막이 달렸다. 중형견에게 목줄과 입마개를 채우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었다. 개는 위계를 따르는 본능이 무척 강하다. 꼭 필요한 안내문 같다.

산책길의 아이와 개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