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규정상 이렇게 해야 합니다."
B:"아 거 빡빡하게 하지 말고 유도리 있게 처리하자고."
-'나무위키'에서.
이 대화에서 '유도리'는 융통성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언어는 쓰는 사람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다. 편견이긴 하지만, B의 말투로 상상해보면 B는 사회 경험이 많고(좋은 의미가 아닌) 중간 관리직 이상의 직급을 가진 50대 이상의 남성일 것 같다.
언어라는 것이 묘해서, 융통성 대신 '유도리'나, 견제 대신 '겐세이'라는 일본말을 사용하면 상대방에게 더 강한 느낌을 전달한다고 착각한다. 어떤 부류(집단)의 사람들이 자기네 구성원들끼리 집단의식과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은어도 비슷하다. 비속어를 첨가하면 더욱 강해 보인다.
위 대화에서 B는 자신의 권력(힘)으로 A에게 규정을 어기자고 '강요'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빡빡한 규정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규정도 있다. 비합리적인 규정에 융통성을 발휘하자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거의 예외 없이)' '융통성'이 아닌 '유도리'라는 단어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는,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줄 때다. 언어는(단어는) 인간의 관념을 지배한다.
한마디로 '유도리'같은 말은 단지 '일본어의 잔재'라서 나쁜 것이 아니라, 집단을 결속하고 그 집단의 힘을 과시하면서 남에게 그 힘을 강요하며 피해를 줄 때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나쁜' 말이다.
이 사회에서 국가나 집단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수많은 유도리는 융통성이 아니라 범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