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녀 셋이 식당에 들어왔다. 자리를 잡고 '토론'을 시작한다. 남자가 그 '토론' 내용이 좀 답답한지(자신의 생각과 다른지) 목소리가 커진다. 식당 안이 남자의 큰 목소리로 울린다.
식사를 마친 옆 테이블 사람들이 '참 시끄럽네'라고 말하며 우르르 나간다. '토론'에 빠진 그들은 자신들을 비난하는 그 말을 듣지 못한다.
그런데 대화의 내용이 특이하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이름은 반복되지만, 정작 데리다의 철학에 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그들의 대화로 짐작건대 전공자들은 아니다. '일반인을 위한 인문독서모임' 같은 곳에서 '데리다' 얘기가 나온 모양이다. 남자는 '데리다'를 말할 때 더욱 목소리가 커진다. 자신의 입에서 '데리다'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보인다.
여하튼 특이한 경험이었다. 공공장소에서 '데리다'를 말하며 시끄럽게 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다니.
언젠가는 유클리드 기하학이나 수퍼스트링 이론으로 공공장소를 시끄럽게 만드는 인간들을 만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인간들에게는 평화를 위해서 '시끄럽다'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