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대체로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보수적으로 변한다. 나이가 들수록 뭔가를 갖게 된다. 남편, 아내, 자식, 친구, 그리고 물질적인 재산 등. 뭔가를 가질수록 그것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바라지 않게 된다.(요즘은 나이가 들수록 물질적으로 더욱 가난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물론 적지만 이와 반대로 변하는 사람도 있다.
빅토르 위고는 젊은 시절 보수주의자였지만 사회개혁을 주장하는 진보적 지식인으로 변화했다. '지식인'이란, '정보를 많이 보유한 지식 기술자'가 아니라, 정보(지식)를 통해 세상을 파악하고 분별할 수 있는 통찰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장군인 아버지와 왕당파 집안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에서 하층 민중의 삶을 어떻게 그리 리얼하게 묘사할 수 있었는지 놀랍다.
태생적으로 통찰력이 있는 사람은, 기득권 계층의 집안과 '보수적'인 환경에서 (보수란 단어에 논란이 있지만 사전적 정의를 기준으로 한다면) 교육받고 자라도 스스로의 지성으로 그 이데올로기를 깨고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자라난 환경과 속한 계층의 관점을(이데올로기를) 벗어나는 것은 힘들다.
구의역에서 사고로 숨진 젊은 노동자를 안타까워하며 남긴 한 정치인의 트윗에서,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라는 그 말에서, 그가 속한 계층(환경)의 이데올로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정치인이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속하지 않은 계층의 삶을(그 입장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지는 않는다. 그건 인성이나 심성 같은 주관적인 감정과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지성과 통찰력의 문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