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에 관한 하나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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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퍼(FUR)는 '아름다운' 영화다. 사진작가 디앤 아버스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은 아름답다. 화면의 구도, 색감, 소품 모두가 아름답다. 온몸이 털로 덮인 다모증에 걸린 인물 라이오넬을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아름답다. 기형인, 장애인들을 주로 찍었던 실존 인물 디앤 아버스의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으로 아름답게 만들었다.

50년대가 배경이라서 아직 모피(fur) 반대 운동 같은 것은 활발히 일어나고 있지 않다. 디앤(니콜 키드먼)은 패션 사진작가인 남편의 조수로 일한다. 모피를 걸친 여성들의 패션쇼가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모피(fur)는 중요한(뻔한) 키워드이자 상징이다.

라이오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다모증에 걸려 온 몸이 털로 덮여있다. 예전에는 자신의 기괴한 외모로 야수 역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생존했다가 맞겠다) 지금은 가발을 제작한다. 디앤이 사는 집의 위층으로 이사 오면서 디앤과 서로 사랑하게 된다.

라이오넬은 병 때문에 죽게 된다. 죽기 전 라이오넬은 디앤에게 온몸의 털을 면도해 달라고 부탁한다. 털이 제거되면서 라이오넬의 '아름다운' 외모가 드러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디앤과 사랑을 나눈다. 라이오넬이 죽고 나서 디앤은 라이오넬의 털로 만든 외투를 걸친다.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조수로, 평범한 가정주부로 억압된 삶을 살던 디앤은 사진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한다. 작업을 위해 나체촌으로 들어간다. 디앤 역시 옷을 모두 벗은 채 사진기를 들고 나체촌 사람들과 교류를 맺기 시작하며 영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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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 반대, 여성 해방 같은 '계몽'적인 내용도 있지만, (‘계몽’보다 ‘구경거리’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 영화는 <미녀와 야수>에 담긴 전형적인 남성의 판타지를 담고 있다. 옷(억압)을 벗는 나체촌의 등장은 너무 전형적이라 소름이 살짝 돋는다. 자신의 아름다운 아내를 '야수'에게 빼앗기는 남자의 공포는 충분히 자극적이다. 니콜 키드먼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무척 아름다웠다. 화면도 이쁘다. 그리고(하지만) 사드마조키스트적인 전형적 남성 판타지는 여전히 고루하다.

// 덧. 노파심에 추가합니다.

'미녀와 야수'에 담긴 남성 판타지란,
자신의 여자를 야수 같은 다른 남자에게 뺏길지 모른다는 '공포', 그리고 자신이 힘과 권력이 있는 강한 야수가 되어 미녀를 쟁취한다는 '쾌감', 자신이 못난 외모를 가진 야수이기 때문에 여자에게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는 여리고 연약한 마음이 담긴 '두려움'을 말합니다.

여자를 자신과 동등한 주체가 아닌 소유할 수 있는 객체로 여기는 옛 관념을 가진 남자들이 가진, 공포와 두려움과 쾌감이 모두 뒤섞인, 가학피학적 판타지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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